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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땐 좋지만, 어떨 땐 귀찮은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자신이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존재들이라던가. 같이 있으면 무언가 편안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이런 존재들로 인해 상대방에게 어떠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리고 그 감정에 의해 자신이 해야 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이런 존재들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은 그런 감정에 굴복하고 말았고 지금은 꽤나 그런 존재들이 많아진 상황이었다. 뭐... 어쩔 수 있나. 이 상태에서 나름대로 극복해 갈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
이런 생각들을 하며 길을 걷고 있는데, 저멀리서 누군가가 이 몸을 향해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강아지같은 모양새를 보아하니, 플루토구나. 특히나 인간의 모습으로 강아지의 행동을 취하는 녀석은, 플루토밖에 없을 테니까.
"검은새!"
"..."
"검은새...?"
"뭘 힘들게 뛰어오고 그러냐."
"...이상하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이 몸이 알아서 갔을텐데."
"기분 나쁘다...?"
"...그런 건 아니니까."
그저 플루토가 인간의 모습으로 적응을 하고는 있다지만, 케론인일 때의 모습보다는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할 것 같은 그런 걱정이 들어서 말한 것 뿐이었다. 플루토에겐, 조금은 무심하게 들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의 모습일 땐, 그만큼 에너지도 더 많이 소비하게 될 테니까 괜히 힘 쓰지 말라는 뜻이었어."
"괜찮다!"
"...역시, 어떨 땐 말을 제대로 안 듣는다니까."
"아니다!"
"아니긴 무슨."
플루토는 이 몸의 말이 끝나자 마치 늘 그랬다는 듯이 이 몸을 잡고는 자신의 어깨에 앉혔다. 팔짱을 끼고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혹시라도 플루토에게 이상한 눈길을 주는 녀석들에게 표정을 찡그리며 바라본다. 그렇게 표정을 찡그리니 녀석들은 전부 무서운 듯 도망가는 모습이었다.
"...주변에서 정말 짜증나게 바라보는구만."
"무슨 일이다?"
"아무래도 인간의 모습인데 뭔가 하는 행동이 이상하니까 바라보는 거겠지."
"이상하다...?"
"저런 녀석들의 시선따위 신경 꺼. 그런 시선따위, 이 몸이 다 해결할 테니까."
"...듬직하다...♪"
"시, 시끄러... 그냥 이 몸도 신경쓰여서 그런 거 뿐이니까..."
아무리 냉정해졌다고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아서 일부러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플루토는 그런 이 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저 얼굴을 이 몸에게 맞대며 부빗거릴 뿐이었다.
"...왠지, 네가 인간 모습이 되니까 더 따뜻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
"인간의 체온이 느껴진다고 해야 되나. 그런 느낌이거든."
"검은새, 따뜻하게 해 주고 싶다...♪"
"이미 많이 따뜻하거든?"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가 어떤 존재를 앞으로 껴안고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플루토는 이 몸을 잡곤 이 몸을 플루토 자신의 가슴에 파묻히게 껴안아 주기 시작했다.
"뭐... 뭐하는 거냐...!?"
"어깨보다 따뜻하다!"
"그, 그건 맞지만..."
"이렇게 있고 싶다...♪"
"...부끄럽게 말이야..."
이렇게 껴안기는 건 지금까지 처음 있는 일이었던지라, 냉정한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얼굴이 빨개지고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도 한편으론... 플루토가 굉장히 따뜻하다는 걸 느낄 수도 있었고...
"...인간이 되어서 그런지, 뭔가 많이 듬직하게 느껴지는구나..."
"검은새가 더 듬직하다."
"하지만 지금 모습은 아무리 봐도 네가 이 몸을 지켜주는 모습이니까..."
"아니다...!"
"...뭐가 아닌거냐...?"
"검은새, 지켜주고 있다...!"
"뭐... 이 몸도 널 지켜주고 있긴 하지. 방금 시선들에서도 지켜준 것도 그렇고..."
...어쩌면, 이렇게 누군가의 따뜻함이 있다는 것 때문에 이 몸이 친구라는 존재를 만들고, 애인이라는 존재를 만든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혼자서 지낸다면, 많이 외롭긴 하겠지.
"...항상 고맙다. 이 몸 곁에 있어줘서."
단지 말 한 마디 했을 뿐인데, 갑자기 묘하게 얼굴이 더 뜨거워져서 그대로 플루토의 가슴에 얼굴을 더 깊게 파묻었다. 플루토는 이 몸의 그런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듯 아마 미소를 짓고 있는 듯 보였다. 웃는 소리가 들렸으니...
"많이 고맙다...!"
"...하긴, 이 몸 아니었으면 누가 널 데려갔을까."
"...♪"
"사실 데려간다기보단, 어딘가로 잡혀갔을 것 같지만."
...크림슨이라는 녀석. 처음에는 플루토를 노리는 것 같아서 많이 적대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플루토를 노릴 수 없다는 상황인 걸 아는지 크림슨도 포기하는 모양새였고 그래서 같이 친구라는 존재가 되자고 했던 것 같다. 물론 플루토 말고도, 크림슨에겐 노릴만한 녀석이 많겠지.
"...널 어딘가로 잡혀가게 하고 싶진 않았어."
"잡혀가지 않는다...!"
"이 몸이 없었다면, 잡혀갔을지도 모를텐데."
"...아마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걱정하지 말라고. 이 몸이 있잖냐."
"검은새, 좋다...♪"
"...그래. 이 몸도 좋다."
누가 보면 아마 괜히 좋으면서 일부러 아닌 척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뭐, 맞는 말인 것 같아서 따로 반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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