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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커뮤

[자캐 - 길티 / 엘리시온] w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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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는지."

"뭐, 그 쪽이 지금 보고있다시피 나름 잘 지냈지."

"볼 때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어."

"그 노하우... 참 궁금하군요..."

"그 쪽은 일하고 있지 않나? 굳이 알 필요는 없을 텐데."

"그래도 알아두면 언젠가 쓸모가 있겠죠."

"흠..."


따로 일하는 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나는 장소가 항상 고정되어 있는 것도 아닌지라 움직이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뭐, 어쨌든 잘 지내고 있으셔서 다행이군요.


"이번에는... 그렇게 담배를 많이 챙기진 않았습니다만..."

"항상 받고만 지내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뭐... 저는 비흡연자니까, 이렇게 담배를 처리할 분이 있는 게 오히려 더 다행인 일입니다."

"늘 고맙다. 이렇게 담배 챙겨줘서."

"건강 신경쓰셔야 될 텐데 말이죠."

"그 쪽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기고 있다고-."

"...그렇게 안 보이는데..."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그건 압니다만, 워낙에 담배를 많이 피시니..."

"이런 것도 다 노하우다- 이 말이지."


그 노하우가 정말로 궁금합니다만, 굳이 캐묻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렇구나-' 정도로 넘깁니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났을까, 아무래도 계속 이러고 지내기엔 무언가 찔리는 것이라도 있으신 것인지(?) 슬쩍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요즘 내 목소리를 듣고 지내지 않나?"

"...그 쪽의 목소리 말씀이십니까?"

"요즘 내가 말하고 다니는 게 있거든."

"어떤 것이길래...?"

"「뭐든지 합니다- 일 시켜 주시죠-」 라고 말이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무언가 해야 될 것 같긴 하더라고."

"어떤 것이든지 능숙하게 하실 수 있으신 겁니까?"

"뭐... 그렇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일단 할 수는 있겠지."

"아-..."


어떤 것이든지 능숙하게 잘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할 수는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요즘은 하나만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게 조금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다양하게 일단 할 수는 있는 것도 크게 나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여전히 일을 찾고 계신 겁니까?"

"그렇다고나 할까. 구하기가 쉽진 않군..."

"...그렇죠. 요즘 다들 구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타이밍을 잘못 잡았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눈앞에 해결책이 있으니."

"...응?"

"흠흠... 그러니까..."


잠시 헛기침을 조금 하고, 다시 말을 잇기 시작했습니다. 뭐랄까, 일종의 분위기 잡는 행동이라고 할 수도 있을까요...


"...저와 함께 일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그 쪽이랑...?"

"네, 뭐... 그렇습니다."

"내가 그 쪽의 일과 잘 어울릴 지 모르겠는데..."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뭐 그 쪽에게 연구를 시킨다던가 그럴 생각은 아니니까요."

"그럼, 어떤 걸 시킬 생각이지...?"

"그냥... 같이 이야기를 한다던가, 절 도와주는 일종의 조수 역할같은 것만 해 주시면 됩니다."

"음..."

"어쩌면 제 연구를 도와주시면서 이런 분야로도 나름 손을 뻗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리고..."

"그리고?"


오랜만에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가 있었는데, 이 단어를 생각할 때마다 무언가 얼굴을 긁적거리게 되고 그런 행동이 나오곤 합니다.


"친구라는 건, 많으면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친구...라..."

"조수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고민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래도 이 쪽이랑은 조금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절 바라보고 있는 길티를 향해 조용히 다시 말을 건네었습니다.


"제... 친구가... 되어 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