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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옵시디언 / 후버] endless eternal †






제네토와 미스토를 만나고 난 뒤, 배가 고파서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잔뜩 사서 가고 있다가 저멀리 또 익숙해 보이는 얼굴의 누군가가 보였다. 생각해보니 이쪽으로 가면 무조건 그 누군가를 만날 수 있었지-...


"어-이!"

"누구... 아, 오랜만이네요...!"

"그러게 말이야-♪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은걸!"

"헤헤, 고마워요. 옵시디언 씨도 잘 지내고 계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아, 맞다! 이 몸이 너무 많이 사서 그러는데, 후버도 조금 먹을래?"

"정말요? 제가 먹어도 될지..."

"걱정 말라구-♪ 아무리 이 몸이 식성이 좋다고 해도 이걸 혼자서는 다 못 먹어."

"그럼, 잘 먹을게요...!"


갖가지 간식거리들을 후버에게 나눠준 뒤, 편한 자리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후버도 만난지 꽤 오래된 녀석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분명 만난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 그 기간동안 만나지 못한 경우도 그만큼 길었던 녀석. 그래서 내심 좀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이 몸이 자주 안 와서 조금 실망했지?"

"에에, 아니예요! 그만큼 바쁜 일이 있으셨을 테니까요..."

"하긴, 후버도 많이 바쁘게 지냈을 것 같은데!"

"항상 바쁘죠. 그래도 이 일에 뿌듯함을 느끼니까, 저는 괜찮아요!"

"뿌듯함을 느낀다니, 다행이네-♪ 역시 자신이 맡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어야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맞아요. 억지로 하는 것보단,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해야 더 일이 잘 풀리지요."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맡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더라구-"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길래...?"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단계야."


분명 좋아하는 건 많은데, 일부는 분명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정말로 이게 없으면 안 된다! 라고 생각하는 걸 골라서 그것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 라는 마음을 후버에게 조심스럽게 꺼냈다. 후버는 싱긋 웃는 모습을 보이며 용기를 돋구게 해주는 모습이었다.


"옵시디언 씨라면, 분명 좋은 일을 찾게 될 거예요."

"헤- 정말 그럴까?"

"노력을 하는 만큼 돌아오는 게 있으니까요. 옵시디언 씨는 지금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그 노력에 대한 보답이 꼭 돌아올 거예요...!"

"후버는 마음씨도 좋은데 말도 정말 예쁘게 하는구나... 부러워-..."

"에에, 그쪽도 만만치 않게 예쁘게 말하시는걸요!"

"난 아직 많이 부족하지-"


싱긋 웃다가 다시 이야기를 꺼낸다.


"워낙 장난꾸러기 모습만 보여줬지, 진지하게 무언가를 대하는 모습을 거의 보여준 적이 없어. 게다가 언제까지 계속 장난꾸러기 모습으로 지낼 수만은 없잖아-"

"그건 그렇긴 하죠."

"그런데 장난을 치면서 가끔은 상처입게 만든다던가- 하는 경우가 없진 않았지. 어쩌면 그래서 조금 진지해질 필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해."

"적당한 장난은 괜찮지만, 너무 심하면 문제가 되는 그런 부류일려나요...?"

"아마 비슷할려나-... 확실히 내가 치는 장난이 좀 간단한 거에선 벗어나긴 했지만 말이지..."


조금은 시무룩한 모습이다. 그런 모습을 본 후버는 다시금 싱긋 웃으며 기운 내라는 듯 나를 툭툭 건드려주며 말을 꺼냈다.


"너무 그렇게 시무룩해하지 말아요. 상처는 치유될 거라고 믿어야죠."

"그래야겠지-"

"아직은 좀 장난꾸러기 같아도, 조금씩 노력해서 주변에 보여주면 「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라고 다들 이해해 줄 거예요."

"...헤헤, 그 정도쯤은 나도 알고 있다구-♪"

"역시 옵시디언 씨는 그런 밝은 모습이 제일 잘 어울려요...♪"

"나도 밝은 게 편하고 좋긴 하네...♪"


서로에 대해 칭찬하느라 바쁜 사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제 곧 새로운 해를 맞이해야 되는데, 후버는 그 동안 잘 지냈을까.


"내년에도 지금처럼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겠지?"

"희망을 가져요! 뭐든 잘 풀릴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말이죠...!"

"그럴까! 걱정하면 머리만 아프니까!"


이제 슬슬 가봐야 될 시간인 것 같아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뒤 후버를 바라보며 싱긋 웃으며 이제 가야 될 시간이라는 걸 알려주었다.


"이제 슬슬 가볼게. 늦으면 큰일 날 것 같으니까-♪"

"오랜만에 만나서 즐거웠어요! 복 많이 받으시구..."

"후버도 복 많이 받으라구-♪ 너무 많이 받았다 싶으면 이 몸한테 좀 나눠줘- 알겠지-?"

"글쎄요- 그만큼 옵시디언 씨도 많이 받을 것 같아서 안 줘도 될 것 같은걸요-♪"


마지막까지 즐겁게 말장난하면서 지내는 모습에, 다음에도 이렇게 서로 즐거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