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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는 많이 괜찮아진거야?"
"...네가 에너지를 주입해 준 게 효과가 있는지, 좀 낫다."
"헤- 다행이야-♪"
"나에게 그렇게 신경써봤자... 너에게 좋을 거 없어..."
"애초에 난 이득을 보려고 그러는 게 아니야. 정말로 네가 마음에 드니까 그러는 거지."
"...쓸데없이..."
"혹시 모르잖아. 서로에게 도움이 될 그런 사이가 될 지도."
"헛된 희망은... 가지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이게 헛된 희망이라고 생각해?"
"...아니, 이 얘기 말고... 나중에 다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말이다..."
"아- 일종의 조언이었구나?"
"그런... 셈이지."
처음 만났을 때보다 확실히 많이 좋아진 모습이다. 하지만 완전히 나은 모습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은 조금은 시간이 더 필요한 그런 모습이었기에, 많이 걱정되었다. 이런 모습으로 또 임무에 투입해야 될 게 뻔하니까... 그래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진 않은 것 같은데... 입실론이 작전에 투입할 때 나도 끼워주면 안 돼?"
"조용히 잠입해서 조용히 처리해야 되는 곳이다. 너같은 녀석은 못 해."
"왜 그렇게만 생각하는 거야?"
"좋은 생각이라도 있다는 듯 이야기하는군."
"물론이지. 이 몸을 미끼로 사용하는 거야!"
"...미끼라...?"
조금은 솔깃해하는 모습이다. 어차피 조용히 어둠 속에 숨어서 활동한다곤 하지만, 어둠 속에 조용히 숨어있다 한들 결국 누군가는 찾아내기 마련. 그래서 내가 미끼가 되어 정신을 내 쪽으로 집중시키면 입실론을 찾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그런 상황이 될 테니까.
"어차피 나는 공격보다 수비에 더 강한 능력이 부여되어 있는 녀석이기도 하고, 만약 그 상태에서 또 다치기라도 하면 그 땐 내 능력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
"그러니까, 같이 가자! 절대로 내가 입실론이 어디쯤에 있다- 라고 말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면,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거리를 두면서, 하지만 서로를 확인할 수 있게, 그리고 네가 날 치료할 수 있게 가까운 거리에서 작전을 수행하도록 하자."
"좋아! 이 디블님의 능력을 보여주지...!"
"...조금 쉬었다가 투입하려고 했는데, 네가 있으니 지금 바로 해도 될 것 같군."
"어디로 가면 되는데?"
"마침 이 근처니까.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있으라고."
"그런 말 하는 그쪽이나 신경쓰셔-♪"
정말 입실론의 말대로 작전지역은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았다. 작전지역에 도착하자 우리는 서로 어떻게 움직이면 될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런 게 임무를 할 땐 굉장히 중요하니까.
"일단 나는 숨어 있을테니, 네가 시선을 끌어 줘."
"시선을 끌고, 어디 편한 곳으로 이동해줄까?"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그저 시선을 한 쪽으로 몰아주거나, 아니면 어떻게 능력이 된다면 녀석들을 한 곳으로 모아줘."
"오케이! 어렵지 않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입실론은 어둠 속으로 숨어들어간다. 사실 굳이 어둠 속으로 숨어들어가지 않아도 남들에게 눈에 띄지 않는 그런 능력이 있는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지금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기에 에너지를 아끼려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생각은 나중에 하고, 지금은 적들의 시선을 이 쪽으로 분산시키도록 하자. 작전지역으로 들어가자마자 적군들은 나를 바라보더니 바로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물론 그렇다고 그런 모습에 겁먹을 이 몸이 아니지-
"여어- 반가워-"
"누구냐!?"
"워워, 그렇게 너무 무섭게 굴지 말라구- 해치러 온 거 아니니까-"
녀석들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총같은 것들로 나를 향해 쏘기 시작했다. 그 전에 내 에너지를 방출해 일종의 보호막을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총알들은 전부 다른 곳으로 반사되어 튕겨나간다. 그 모습을 보곤 도망가기 시작했는데, 그렇겐 안 되지-
에너지를 끈처럼 형태화시킨 뒤, 도망가는 녀석들을 향해 날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녀석들의 몸에 에너지로 만들어진 끈이 묶이고, 내가 그 끈을 끌어당길 때마다 묶인 녀석들이 같이 끌려오기 시작했다.
"도망가고 싶었으면 진작에 도망갔어야지. 이미 늦어버렸네?"
키득키득 웃으며 녀석들이 나를 바라보게 만든다. 녀석들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분노의 감정.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을 느끼기엔 너무 많이 늦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곧 누군가가 올 테니까.
"비록 이 몸이 공격에 특화된 녀석이 아니라, 이렇게 수비나 서포트 역할밖에 못 해서 네 녀석들을 내가 죽여줄 수가 없다는 게 조금 아쉽네-"
"그게 무슨 소리지? 그러면 이렇게 잡아둘 필요가 없잖아?"
"그냥 내가 즐기고 싶어서 묶어둔 건데?"
"...거짓말해봤자 소용없ㄷ..."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실론이 튀어나와선 녀석들을 모조리 두동강으로 베어버린다. 사방에 피가 튀고 입실론과 내 몸에도 살짝 피가 튀긴 했지만 뭐- 씻겨내면 되는 거니까 별로 신경 안 쓴다.
"우와-"
"...고맙다. 덕분에 편하게 했군."
"방금 엄청 멋졌어! 입실론, 무쌍이구나-"
"한 명, 한 명 그렇게 죽이는 것보단 이렇게 모아서 죽이는 게 시간 절약이 되지."
"하긴, 입실론은 이렇게 한 곳에 계속 머물러서 임무를 수행하는 건 아닐 테니까."
"이제 다른 곳으로 가 볼까."
"좋아좋아! 그 전에 잠시 쉬었다가 가고 싶어-"
"...힘든가?"
"힘든 것보다는, 에너지를 보충해야 될 것 같아서 말이야. 끈 만드는 걸 처음 해봐서 에너지가 이렇게 많이 소모될 거라곤 생각을 못 했거든."
"그럼... 잠시 쉬었다가 가자."
"미안해- 헤헤."
"어디가 미안하다는 거지? 덕분에 쉽게 끝난 건데."
"그런가? 헤헷-♪"
입실론의 몸에 기대어 에너지를 보충하기 시작했다. 입실론은 그런 나를 보며 무덤덤한 표정을 짓지만, 마음 속으론 꽤나 고마운 듯한 그런 기분이 느껴졌다.
"나도 입실론처럼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이미 충분히 강한 녀석이다, 너는."
"에이, 설마."
"누군가를 공격하는 사람만이 강한 게 아니다. 방어를 잘 하는 것도, 강한 것이지."
"...헤헤, 부끄럽게..."
"네가 없었다면... 지금 내가 이렇게 임무를 편하게 할 수 없었겠지."
"나도 입실론이 없었으면, 계속 그 녀석들을 그렇게 묶어두기만 했을 것 같아-♪"
"협동작전도... 나쁘진 않군..."
"그래도 단독작전이 더 편하긴 편하지?"
"...다른 녀석이랑 협동한다면 싫겠지만, 네 녀석이니까 괜찮다."
"고마워-♪"
싱긋 웃어보이며 더욱 더 기댄다. 조금씩 입실론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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