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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옵시디언 / 제네토 / 미스토] endless eternal





"앗-!"

"어라, 너는?"

"미스토!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모습을 보아하니 굳이 잘 지냈냐고 물어보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물론! 잘 지냈지!"

"그런데 무슨 일로 온 거야?"

"사실 제네토 보려고 온 건데, 마침 미스토도 같이 보게 되네-♪"

"형은 잠시 갈 곳이 있다면서 저 쪽으로 갔는데."

"헤에- 그래? 그럼 나중에 뒤따라가고 일단은 오랜만에 만난 겸 이야기나 하자구-!"

"질문하고 싶은 건 있는 거야?"

"당연!"


일단 기본적으론 잘 지냈냐고 안부를 묻는 것부터 해서, 굳이 이걸 물어봐야 되나? 싶은 것들도 종종 물어보곤 했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는...


"제네토는 담배를 끊고 있긴 한 거야?"

"음- 끊고 있긴 한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뒷처리를 제대로 안 하고 오는 건 여전해서."

"...그래?"

"생각해보니 이건 몰랐겠구나?"

"이 몸이야 뭐 제네토가 담배를 핀다는 정도까지만 알았으니까-..."

"사실 나도 그만 이야기하고 싶지만, 뒷처리는 그래도 깔끔하게 해야지. 먼지같은 거라도 들어오면 귀찮아진다고."

"하긴, 그럴만도 하겠네."


그나저나 날씨가 참 묘하다. 여기에 오기 전에 잠시 있었던 곳도 날씨가 이랬었는데 말이지.


"여긴 눈 내렸어?"

"응? 아니. 그냥 날씨만 구름이 좀 많았어."

"비나 눈 같은 거 내리기 좋은 날씨인데- 그렇진 않다니 안심해도 되겠어-"

"날개 때문에?"

"날개도 그렇고 시야 확보에도 좀 문제가 있고."

"아하-"

"그럼, 난 이제 제네토 따라가러 가본다!"

"얼른 가는 게 좋을걸. 아마 지금 거리차이 엄청 났을거야."

"그럴려나- 헤헤. 아, 그리고 복 많이 받으라구-♪"

"복, 아아- 너도 많이 받아!"


그렇게 인사와 이야기를 마치고 제네토가 갔다는 쪽으로 힘찬 날갯짓을 한다. 확실히 미스토 말대로 꽤나 거리가 많이 벌어져서 오랫동안 날아가서야 제네토를 만날 수 있었다.


“다행이네. 여긴 눈이 안 내려서.”


...그리고 만나자마자 정말 뜬금없는 말부터 꺼내는 이 몸도 좀 대단하다고 느꼈고.


“...그건 왜?”

“날아다닐 때 시야방해 엄청 심하거든.”

“그렇군...”

“그나저나, 이 몸이 굉장히 오랜만에 왔는데 별 감흥이 없는거야!?”

“...뭐, 처음 있는 일도 아니잖나?”

“처음인데?”

“그냥 대충 넘어가자고...”


하늘은 조금 흐릿흐릿하지만, 그래도 햇빛이 살짝 비치는 그런 날씨. 오랜만에 제네토를 만나러 왔다. 연말이기도 하고, 의외로 연말인데도 시간이 여유로워서 이때까지 못 봤던 얼굴들을 보러 다닐 예정이었다. 그 첫번째가 제네토!


크게 준비한 선물이... 없어서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제네토 입장에서는 이 몸이 왔다는 것 자체를 아예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까, 이 몸 자신이 일종의 서프라이즈 선물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뭐... 제네토 입장에서는 좀 귀찮겠지만?


“...그나저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온건가.”

“그러게. 우리가 친구된 것도 정말 엊그제같은데 말이야.”

“넌 나랑 친구가 된 게 그렇게 기억에 남을 일인건가?”

“당연한 소리! 이 몸에겐 한명한명이 다 소중하다구.”

“...하긴, 나에게도 나름대로 소중한 녀석이니.”

“응? 정말?”

“...왜?”

“그냥 왠지 이 몸을 볼 때마다 좀 귀찮게 생각하는 느낌이 들어서-?”


뭐... 그만큼 이 몸이 귀찮게 하는 건 맞긴 맞으니까 말이지. 사실 이런 것도 일종의 애정표현 같은 건데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야.


“...글쎄, 귀찮다는 생각은 한 적 없는데.”

“에? 정말?”

“그냥... 담배 알아서 적당히 조절하는데 좀 끊으라고 날 볼 때마다 그러는 걸 빼면...?”

“...담배를 줄이고 있다곤 들었는데 진짜 맞긴 한거야?”

“그래도 줄여가곤 있다고... 대략 일주일에 한 갑...?”

“안 돼- 더 줄여-“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언제부턴가 이 몸의 건강보다는 다른 존재의 건강에 더 신경쓰기 시작한 것 같다. 자기 자신이야 뭐 언제든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데, 상대방의 상태를 내가 그때그때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이제 또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구나.”

“사실 새로운 해라곤 해도 늘 비슷비슷한 일들 뿐이지-“

“나랑 친구가 된 것도 비슷비슷한 일인가?”

“물론 그런 건 예외로 하고 말이지-!”


새로운 날의 시작... 말은 사실 거창하지만 막상 뜯어보면 별 거 없는 그런 날들. 하지만 가끔씩은 지루하지 않게 특별한 날들이 우리를 반겨주곤 하지.


“지금처럼 구름 사이에서 희미하게 비치는 햇빛같은 거일려나.”

“...어떤 게?”

“항상 반복적이고 지루하고 즐겁지 않은 일생 속이지만, 제네토와 친구가 되는 것처럼 가끔은 새롭고 희망찬 날이 오는 것 말이야.”

“...”

“너무 거창했나? 헤헤.”


이 몸이 생각해도 좀 오버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의 표현이긴 했지만, 진심인 건 똑같았다. 항상 지긋지긋한 일생을 살아오다가 제네토라는 친구가 생긴 특별한 날. 우울한 날씨 속에서 비춰오는 햇빛.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이 몸의 친구가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이쪽이야말로, 별 거 없는 나한테 친구하자고 말 걸어준 거, 고맙다.”

“별 거 없다니! 제네토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특별한데!”

“...역시 언제봐도 말은 쓸데없이 잘 하는군...”


언제나 같이 친구로 지내는 거다...! 서로에게 특별한 하루가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음- 이미 그런 존재가 된 건가? 에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