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케로로/자캐

[자캐 - 엘레멘트 (feat. 오멘)] 1st anniversary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고 그러냐?"

"아, 아냐... 뭘 부끄러워 해... 시간이 얼마나 많이 지났는데..."

"네 얼굴은 네 말이랑 정 반대인 것 같은데-"

"...그런...가..."

"여전히 풋풋한 거겠지- 참 부럽긴 부럽다-"


오멘은 그렇게 투덜투덜대면서도 우리들의 사이를 여전히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 하긴, 자신은 이런 일을 겪기 어려울 테니까... 우리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하는 거겠지. 아니, 애초에 이런 일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나저나, 너는 오랜만에 보러 가는 거겠네?"

"그러게... 나도 너무 바쁘게 지내서..."

"이제 자주 올 수 있을테니, 크게 걱정될 건 없겠구나-"

"...혼자서는 힘들어?"

"아니, 그렇다기보단- 너 없으니까 그냥 뭔가 허전해."

"하긴... 제일 중요한 사람이 없으니 그럴만도..."

"네 애인도 좀 챙기고 그래라-"

"이제 자주 챙길 거라구...!"

"그래- 그렇게 나와야 네 녀석답지-"


뭐랄까, 오멘은 날 보며 정말 신기하다는 듯 씨익 웃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신기한 걸까...?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대충 어느 부분이 신기했을진 나름 알 것 같기도 했다.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곤 조금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놀라긴 했지만...


"예전의 네 모습과는 확실히 달라 보이네."

"...예전의 나..."

"항상 혼자 있고 싶다고 그랬었잖아. 그런 녀석이 지금은 이렇게 예쁜 애인도 있고."

"그러게... 신기하네..."

"뭐랄까, 바깥 세상에 눈을 떴나봐?"

"...으음..."

"키히히, 그런 반응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서 재미있다니까-♪"

"에... 에엣..."


그렇게 오멘과 함께 좀 걸었을까, 약속했었던 장소에 도착했고... 그 장소에서 오랜만에 글라시아도 보게 되었다. 글라시아도 날 보자마자 여전히 부끄러운지 조금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는 오멘은 그저 싱글벙글한 모습이었다.


"...오랜만이네..."

"그렇게 망설이고 있지만 말고, 먼저 건네주는 게 나을걸?"

"그렇겠지...? 이거..."


조그마한 글이 담긴 종이같은 것을 건넨다.




...오랜만이지?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났네.


정작 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그 오랜 시간동안 내가 함께 있어주질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 시간을 겪으면서도 날 위해 계속 버텨준 걸 생각하면 정말 고맙다는 생각도 드네. 

그만큼, 서로가 서로를 믿고 지냈을 테니까...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 그 1년동안 이렇게 잘 있어준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참 못난 녀석이라는 생각도 드네. 

나 대신에 계속 오멘이 있어주긴 했겠지만, 그게 날 완전히 대신해 줄 수는 없었을 거라는 것도 있었고... 1년동안 막상 얼굴 비춘 적도 별로 없었고...


그래도 서로가 서로를 믿으니, 계속해서 이렇게 아무런 말썽도 없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생각해보면 글라시아는 항상 내 생각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했었는데... 서로에 대해 잘 알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는 일일려나...?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서로 쑥스러워해서 말도 제대로 못 건네는 사이인 건 여전한 것 같지만, 오히려 그렇게 여전하기 때문에 지금같은 한결같음이 우리를 더욱 안도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네.

앞으로도, 항상 같이 지내고 싶어. 그렇게 해 줄거지...?




"의외로 엘레멘트가 이런 부분에서 좀 감성이 있다니까-"

"...아, 아냐... 다들 이 정도는..."

"난 그렇게 못 하니까 말이지."

"너는... 너니까..."

"이 몸 무시하는 거야!?"

"그건... 아니고..."

"일단! 지금 나랑 같이 말싸움할 시간은 아닌 것 같고!"


오멘은 날 잡곤 글라시아 쪽을 바라보게 강제로(?) 움직여서 놓는다. 갑작스러운 행동이라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오멘은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피식 웃곤 손짓을 한다.


"자, 이제 말하라고-"

"...그러니까..."

"언제까지 망설일 생각이지-"

"..."


마음 굳게 다지고 싱긋 웃으며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글라시아를 향해 보여준다.


"항상... 고맙고, 우리 사이... 계속 이렇게 영원히 오랫동안...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치그치-♪"

"계속... 같이... 있어 줄 거지...? 헤헤..."


한번 더 크게 싱긋 웃는다. 정말 고마우니까... 항상 내 곁에 있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