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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커뮤

[자캐 - 플루토 / 옵시디언] The Tune of the Black Light





플루토의 마음, 검푸른 하늘에 크고 작은 빛이 춤춘다.

이 밤은 지나가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은 옵시디언이 꽤나 바쁜 듯하다. 아무래도 의뢰를 완료하고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을 구경하면서 오느라 늦는 것 같다. 옵시디언은 항상 밤하늘을 구경하는 걸 좋아했으니까…!


옵시디언 없이 혼자서 밤하늘을 보는 건, 꽤나 오랜만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예전에는 항상 있는 일이었지만 의뢰를 거의 안 받는 지금은 항상 옵시디언과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곤 했으니까. 

그러다 의뢰를 안 받으니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라도 생겼는지 가끔씩 의뢰를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며,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옵시디언은 그럴 때마다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너무 걱정 말라구- 이 몸의 즐거움과 플루토를 챙겨주기 위한 과정일 뿐이니까!"


항상 옵시디언이 나를 챙겨주니까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럴 때도 옵시디언은 싱긋 웃으며 말해주는 게 있었다.


"플루토가 내 곁에 계속 있어주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큰 선물인걸."


…존재만으로도 큰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텐데 그걸 내가 하고 있는건가?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항상 도망쳐왔던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믿음직한 존재가 되고 있다는 게. 그래서 고마웠다.


처음 옵시디언이 나에게 말을 걸어주었을 때, 여러가지 감정이 느껴졌다. 혹시라도 아무도 모르게 나를 잡으려고 하던 존재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아니면 정말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다가온 존재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꽤 시간이 지나서야 뒤의 경우라는 걸 깨달았지만.


도망쳐왔을 때, 마치 저 하늘처럼 내 주변은 어두컴컴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시 잡혀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조금씩 작은 빛이 춤을 추기 시작하더니 그 빛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커진 빛들이 한데 모여 춤을 추자, 왠지 조금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그 빛을 뚫고 다시 칠흑의 어둠이 몰려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어둠은 그저 나의 착각이었고, 그저 빛이 어두워서 밝은 빛에 의해 묻힌 것일 뿐이었다. 

그 빛은… 아마 옵시디언이겠지. 처음엔 옵시디언을 믿지 못해서 빛이 밝지 않은 것이었다.


조금씩 옵시디언을 믿기 시작하면서, 크고 작은 빛들보다 더욱 강한 빛이 나기 시작했고 지금의 희망이 되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옵시디언이 도착할 것이다. 옵시디언은 항상 비슷한 시간대에 나가서 비슷한 시간대에 다시 돌아오곤 했으니까. 아무래도 나를 보고 싶어서 시간을 정해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플루토오-♪"


역시, 늘 정해진 시간대가 되면 저 멀리서 나를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면 나는 곧장 달려가 옵시디언을 와락 껴안아준다. 오늘도 옵시디언은 꽤 피곤해 보였지만, 내가 있어서 그런지 바로 싱긋 웃으며 언제 피곤했냐는 듯 쓰다듬어준다.


"미안미안- 오늘도 오래 기다렸지?"

"괜찮다!"

"이참에 같이 밤하늘 구경할까!"

"좋다!"


조금씩 밤하늘이 더욱 어두워진다. 하지만 내 마음은 밝아지고 있다. 아마 옵시디언도, 내가 있어서 조금씩 어두웠던 마음이 조금씩 밝아지고 있지 않을까…?


"밤하늘은 언제봐도 참 아름다운 것 같아. 그렇지?"

"그렇다. 어둡지만 멋있다."

"특히 플루토와 함께 바라보는 밤하늘은, 정말 빛난단 말이야-♪"

"옵시디언과 바라보는 하늘, 좋다-♪"


이 밤이 지나가도, 항상 옵시디언이 날 기다리고 있으니… 어두워지지만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