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너무 무서운 곳에 데려갔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 플루토에겐 첫 여행이었을 텐데 첫 여행지가 음산한 폐허라니. 어떻게 보면 이게 더 색다른 경험 아니겠나- 싶기도 하지만 이 몸 기준으로 생각하는 거니까 플루토에겐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플루토의 표정을 보고 있으니 크게 무서워하진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마 플루토의 기준에서는 소독약 냄새같은 것이 나는 장소 빼곤 다 괜찮을지도?
아니, 애초에 이 몸이 그런 곳에 왜 플루토를 데리고 가겠어... 이 몸도 그런 냄새나는 곳은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고. 여행지가 병원이나 연구소일 경우가 있긴 할까.
그러고보니, 플루토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항상 이 몸을 끌고 나와서는 같이 놀곤 했는데 그렇다면 물을 싫어하는 건 아니겠지? 마침 좋은 장소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꽤나 재미있는 곳일거야-”
“어디인가?”
“직접 보면 알 거라구- 헤헷!”
이 근처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꽤나 유명한 장소가 하나 있지. 하지만 유명하다고 해서 사람이 무조건 많은 건 아니었다. 사실은 이 몸이 한적한 비밀의 장소를 알고 있는 것 뿐이었지만.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 벌써부터 그 특유의 냄새가 난다. 플루토도 이미 그 냄새를 맡았는지 기분이 많이 좋은 듯 보였다. 하긴, 이 냄새를 맡고 기분이 나쁠 녀석은 거의 없겠지. 이 장소를 정말 싫어하는 게 아닌 이상 말이야.
그렇게 플루토와 함께 걷다보니 이 몸이 생각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에메랄드 빛이 우리를 반겨주는 엄청 넓은 푸른 바다. 플루토는 이 모습을 보자마자 눈이 반짝거리면서 먼저 달려가는 모습이었다.
플루토의 뒤를 따라 조금씩 바다로 가는데, 이미 플루토는 바다 안으로 들어가서는 이 몸 쪽으로 열심히 물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커다란 손과 커다란 날개로 물장구를 치니까 어떻게 보면 조그만 파도가 이 몸에게 몰려오는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즐거웠다.
“히히, 그렇게 하니까 못 들어가겠잖아-”
“옵시디언도 얼른 들어온다!”
플루토를 따라 바다 안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있으니 예전 생각이 많이 나네. 사실 예전엔 바다를 그렇게 안 좋아했다. 날개에 물이 잔뜩 스며들어서 무거워지곤 했으니까. 그렇게 되면 활동에 지장이 많았거든.
지금은 플루토가 있기도 하고, 굳이 활동하는 것도 없으니까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플루토가 어떻게든 내가 활동할 수 있게 도와줄 테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날개라서 그런지 물장구를 쳐도 플루토에 비하면 좀 약한 것 같다. 물장구를 치려고 할 때마다 날개가 물을 흡수해서 말이지. 그래도 플루토는 좋아하는 모습이라 다행이었지만!
“플루토 즐겁다!”
“그래? 하긴, 즐거울만도 하지...!”
“옵시디언도 즐겁나?”
“당연하지- 이 몸, 지금 엄청 즐겁다구-”
플루토와 함께하는데, 즐겁지 않을리가 없잖아? 언제나 플루토가 곁에 있으면 즐거우니까 말이야...!
그렇게 열심히 물장구를 치며 놀다가 잠시 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햇살이 나름 강해서 물에 들어갔다가 나왔는데도 그렇게 춥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놀자구-”
“좋다...!”
“플루토는 기운이 넘쳐보이는 게 정말 마음에 든다니깐- 히히.”
“옵시디언 기운 좋게 해준다!”
“그래그래- 항상 고마워-!”
플루토와 함께라면, 언제든 놀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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