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까지만 해도 좋지 않았던 기분이, 플루토가 곁에 있어줌으로써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역시, 내 주변에는 누군가가 있어야 되는구나… 플루토를 같이 껴안으며 싱긋 웃었다.
"옵시디언 기분 좋아졌다?"
"응. 플루토 덕분에…!"
"다행이다-!"
"플루토- 우리 이참에 말이야-"
플루토를 바라보며 싱긋 웃으며, 지금까지 생각만 했다가 이야기로 꺼내본 적은 없었던 말을 꺼낸다. 뭐랄까, 계속 시간이 안 맞아서 이야기하기 너무 애매했는데 지금은 꽤 괜찮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여행 갈까?"
"여행 좋다! 먼 곳인가?"
"너무 멀리는 아니고, 조금 거리는 있지만 그렇게 멀지는 않은 곳!"
"어디든 좋다!"
"플루토는 여행한 적 없겠지…?"
"기억이 없다-"
하긴, 지금까지 계속 도망쳐 왔을테니… 여행이라는 걸 할 시간도 없었겠지. 게다가 혼자 다니는 걸 정말로 무서워하고 그랬을 테니까. 그렇다면, 이 몸이 좋은 곳을 알고 있으니, 그 곳으로 안내해야겠지!
"그러면, 이 몸이 좋은 곳을 아는데- 같이 갈래?"
"옵시디언과 같이 간다!"
"좋아-♪ 이 몸이 앞장서겠다구-!"
그 곳을 알게된 건, 정말 우연히 알게 된 것이었다. 잠시 그 곳을 찾게 된 이야기를 꺼내볼까?
이 근처였었는데… 잠시 어떤 건물을 찾기 위해 꽤 깊은 숲 속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깊은 곳까지 들어왔던가- 싶은 마음과 동시에 조금은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 건물이 없으면 어떡하지? 라는 마음도 있었고, 또 다른 이유로는…
예전에는 괜찮았는데, 언제부턴가 왠지 혼자 있으면 조금 기분이 묘했다. 그렇다고 혼자 있는게 싫은 건 아니었지만 주변에 누군가가 있어야 혼자 있는 것이 편하고 그랬던 것이다. 뭔가 참 모순적이긴 하지만…
그렇게 조금 돌아다녔을까, 드디어 내가 찾고 싶었던 건물을 찾아냈다. 꽤 오랫동안 아무도 살지 않은 듯한, 그래서 건물에 온갖 덩쿨들이 가득 자라있는 그런 낡은 건물이었다. 하지만 무언가 누군가를 이끄는 듯한 그런 묘한 매력이 느껴지곤 했다.
게다가 그런 건물들이 한두개 정도만 있는 게 아니었기에, 탐험을 하는 목적으로는 정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의뢰를 위해 잠시 지름길로 온 것일 뿐이었으니… 다음 기회가 있다면 그 때 꼭 오도록 하자.
…라는 이야기에 의해서! 이번에는 여행이긴 해도 일단은 의뢰는 아니니까! 나름 탐험하는 느낌으로 여행 겸 탐험이랄까? 플루토가 있으니 무서울 일도 없을 테니 말이야!
조금씩 인적이 드문 곳으로 들어서기 시작하자, 플루토는 무서운 듯 내 옆에 꼬옥 붙어서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었다. 하긴, 나도 이 곳에 처음 왔을 때 지금 플루토랑 똑같은 모습이었지. 차이점이라면 그 땐 나 혼자밖에 없었다는 것 정도?
아무래도 그 때 본 이후로 조금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왠지 저번보다 폐허가 더 많아진 느낌이다. 심지어 어떤 건물은 지붕 쪽이 날아가버려서 바닥 정도만 보이는 곳도 있었다. 이거, 더 분위기 있어졌잖아? 마음에 들어-
"분위기 무섭다…"
"걱정 마- 이 몸이 있잖아-♪"
"옵시디언 지금 모습이라서 다행이다!"
"우울했으면 애초에 이 곳으로 오지도 않았을걸-"
"그렇다-♪"
시간도 많으니까, 이 폐허들을 하나하나 둘러보기로 했다. 일단 덩쿨들이 잔뜩 자라서 이게 건물인지 덩쿨인지 파악하기 힘든 건물부터 들어가서 확인한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버려진 건물이라 그런지, 내부가 많이 더러운 편이다. 그러다 이 건물의 예전 주인이 그냥 버리고 간 물건들을 둘러보며 혹시라도 수집하기 좋은 물건이 있을까- 확인해보기도 한다. 수집가 성질 어디 안 간다더니만…
그러다 발견한 어떤 사진이 끼워져 있는 조그마한 액자. 그런데 액자가 깨져있고, 사진도 흑백이다. 그런데 사진 자체는 흑백사진만이 가능하던 시기에 찍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어떤 사정이 있었던 걸까.
액자를 계속 바라보고 있던 중, 플루토도 곁에 와서는 같이 액자에 있는 사진을 바라보는 모습이다.
"행복해보인다."
"겉으로는 그렇긴 한데…"
"이상하다?"
"뭔가… 여러가지 사정이 있는 것 같아."
"불길한 예감이 드나?"
"겉으론 웃고 있지만, 뭔가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것 같은 사진이야."
사실 우리가 굳이 이런 일을 알아야 될 필요는 없지만, 아무래도 사람이라는 게- 호기심이 가득 차면 그냥 지나갈 수는 없는 법이더라고. 그래도, 이런 것들에 대한 기억을 우리들이 무작정 망가뜨릴 수는 없으니까… 뭐, 그러려니- 하고 넘긴다.
이 곳 말고도 다른 폐허가 있었는데, 이번 폐허는 지붕이 없는, 마치 바람에 건물의 일부분이 날려간 듯한 그런 모양새의 폐허였다. 그리고 그 폐허에는 의자가 하나 있었고 그 의자에는 조그마한 새들이 어미 새를 찾듯 지저귀고 있었다.
이런 폐허에도 생명체가 살아가긴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이런 곳은 사람을 비롯해서 생명체들도 안 지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무작정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이제서야 느낀건데, 여기도 무언가 깨져있는 게 있네. 건물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갈 때 유리같은 걸 깨고 가야되는 법칙같은 거라도 있나? 진심으로 의문이 들었다. 나는 안 그랬는데 말이지.
"여기도 신기하다."
"그러게- 방금 그 건물의 벽이 망가진다면, 이런 느낌이 되겠지?"
"엄청 낡았다…"
"…그런데 여긴, 무언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
"…어떤 기운인가?"
플루토 이외엔 아무도 없는데, 마치 누군가가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 플루토가 있어서 괜한 착각을 하고 있는 거겠지- 하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깨진 거울을 보면 검은 그림자처럼 보이는 게 책을 읽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
"…그렇다…!"
"아마 저것 때문일려나- 이 몸이 너무 민감하게 생각해서 그런 걸지도-♪"
"요즘 옵시디언, 걱정이 많다-"
"그만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그런 거라구-"
그러다 근처에 있던 어떤 낡은 종이같은 것을 발견했다. 그 종이에는 검은 그림자가 잔뜩 모여있는 사진과 아래에 이렇게 적혀있는 문장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것은, 폐허에 남겨진 기억.」
이라고.
"…그것은, 폐허에 남겨진 기억…?"
"이상한 문장이다…"
"그러게… 게다가 검은 그림자들이 잔뜩 있어…"
"기억이 실현되는 것인가?"
"에이, 설마- 이 검은 그림자들이 갑자기 잔뜩 나온다고?"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지만, 애초에 이 세계라는 게 불가능한 것도 어떻게든 가능한 것이 되는 세상이다보니-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어디선가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들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검은 그림자가 의자에 있는 새들에게 우산을 씌워준다」
…라는 그런 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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