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7 - [케로로/커뮤] - [자캐 - 플루토 / 옵시디언] Remain
플루토와 함께 폐허 구경을 다녀온 뒤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연하겠지만 긍정적인 생각보단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았지.
그래도, 저번과는 다르게 이 생각에서 계속 갇혀있는 채로 머물러있진 않았다.
비유하자면 저번엔 '차라리 벗어나지 못할 거, 이 안에 갇히는 게 나아.' 라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그땐 그랬지-' 같은 느낌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한 건 똑같지만 그걸 극복해내는 것은 달랐다.
온통 낡고 부서져있는 그런 폐허들을 보니까 예전의 나 자신도 이렇게 조금씩 무너졌던 것 같은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계속해서 무너지기만 하고, 누군가가 다시 복원해 줄 그런 상황은 기대할 수 없었던 그런 시간이었지. 그래서 계속해서 어딘가가 망가지고 사라지고…
그렇게 계속 망가지며, 저런 폐허들처럼 모두에게 잊혀진 채 조용히 사라지는 그런 모습을 바랬었던 과거의 나 자신.
그 당시에는 그렇게 잊혀지는 것에 대해 큰 미련도 없었고, 어떻게 하면 잊혀질 수 있을지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했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사라지고 싶어서.
그래서 정말 온갖 방법들을 다 시도해봤지만, 그런다고 빨리 사라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주변에서 쟤는 정말 이상한 놈이라며 그런 소리만 들었을 뿐.
어쩌면… 나 자신의 이런 성격은 내가 만들어낸 걸까- 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 녀석들에게 있었으니.
아무런 희망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때쯤, 어디선가 받은 천공의 도시로의 초대장. 그 초대장을 보며, 이 곳에 계속 있는 것보단 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보자! 라는 마음이 있었던지라, 흔쾌히 그 도시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이면서도 동시에 도피일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이 다 그렇듯, 초반에는 관찰하는 단계였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싱긋 웃으며 활발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그 효과가 나름 있긴 있었는지 주변에서도 나를 좋게 생각해주는 모습들 뿐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이다가, 플루토를 만나게 되었다. 여러모로,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사랑스러운 애인이다.
그 당시에는 경계심이 많았던 플루토였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항상 먼저 와서는 내 기분을 파악하며 이런저런 행동을 해 준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 내가 이런 소중한 존재를 만나게 될 거라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으니까.
만약 그 때 어떤 수단을 이용해서라든 일찍 사라졌더라면, 이런 존재를 만날 수 없었겠지…? 끔찍한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는데도 내가 사라지지 않았던 이유도, 어쩌면 미래에 이런 존재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일종의 예언같은 것이었을까…?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든, 일단 확실한 목표는 존재한다.
내 목숨이 위험해진다고 해도… 어떻게든 플루토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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