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절망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본능적으로 일단 먼저 다가가게 됩니다.
그 사람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 지 제 눈에 다 보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절망의 집합체에게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결과가 생길지 알 수 있는 건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그렇게 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죠.
제 몸을 이루고 있는 절망들이 단순한 절망이 아니라는 건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극단적인 자기 파멸을 불러왔거나, 고문을 당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당신이 상상하지 못할 그런 일들이 이 곳에 전부 담겨있습니다.
아마 이것보다 더한 기억을 남길 수도 있겠죠.
그 사람이 어떤 결말을 맺냐에 따라서 말입니다. 그렇게 신기한 일도 아닙니다.
지금 이 이야기를 듣고 있을 당신은, 그런 비극적인 결말을 맺지 않으려고 하시겠죠?
만약 그런 결말을 맺으려고 마음먹고 있다고 해도 제가 막아설 것입니다.
아마 제 결정을 쉽게 막으실 수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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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네 녀석들의 뒤를 쫓아다니며 절망할 지 직접 파악하고 다녀야 되는거지?
절망을 흡수해서 잠시나마 기분을 좋게 만들어줘도 다시 절망할 거면 내가 필요한 이유가 뭔지 이해할 수가 없어.
그게 내 운명인가?
사람들은 내가 절망이 없으면 아예 못 살아가는 줄로 알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굳이 절망같은 거 없어도 난 잘 지낼 수 있어. 절망은 일종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살아가기 위한 보조적인 요소에 불과할 뿐이지.
…뭐, 정말로 절망이 없으면 안 되는 몸이긴 하지만.
절망을 흡수하는 만큼, 다시 절망이 빠져나가긴 하니까.
하지만 정말 쓸데없는 절망들은 굳이 모으고 싶지 않아.
절망이 극단적이고 깊을수록, 더 강한 힘을 만들어 주니까.
사소한 절망은 사실 그렇게 좋은 도움이 되질 않으니 그런 절망을 흡수할 때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한숨같은 걸 내쉬기도 하고.
그래도 네 녀석은 사소한 절망이라도 받아줄 테니까, 필요하면 불러.
아니, 굳이 부르지 않아도 내 본능이 자연적으로 너에게 가겠네.
내가 이런 모습이라도, 너는 반드시 내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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