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 곳에서 편하게 쉬다 가시지요.”
“정말 그래도 되는검까?”
“제 공간인데, 당연히 제가 마음껏 다뤄도 되지 않겠습니까. 하하.”
“고맙슴다!”
혼자서 지내기엔 뭔가 좀 넓은 편이라 늘 허전한 공간이었는데, 자와디 씨도 같이 있으니 이제서야 적당한 크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역시 혼자보단 누군가가 같이 있으면 늘 보던 풍경도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 이럴 때 쓰는 표현일까요?
자와디 씨는 이 곳에서 정말 편하게 쉬시려는건지 잠시 짐을 내려두고 씻으러 가신 모양입니다.
여러모로 맨살이 보이는 부위가 많았던지라 이것저것 먼지들이라던지 그런 게 많이 쌓이긴 했을 겁니다.
특히 자와디 씨가 늘 살아오던 곳에서의 모래같은 것이라던지, 그런 것도 아마 쌓여있지 않을까요?
꽤나 오랜 시간동안 씻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시간이 지나니 자와디 씨가 매우 개운해하는 표정으로 모습을 보였습니다.
“케햐핫- 정말 오랜만에 깔끔하게 단장했지 말임다-”
“후후, 다행이네요.”
“뭐하고 계셨슴까?”
“아, 저는 뭐- 나름대로 작업같은 걸 하고 있었답니다.”
“여기에서도 작업인 검까-”
“아하하, 뭐 어쩔 수 없지요-”
그러면서도 자와디 씨는 이것저것 둘러보면서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 아무래도 자와디 씨에겐 생소한 것들이 많겠지요?
“이건 무엇임까?”
“컴퓨터 말씀이십니까?”
“그런 것도 있는검까?”
“아무래도 전자기기를 많이 다루는 직업이다보니, 이것저것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많답니다. 자와디 씨는 가지고 계시지 않나요?”
“처음이지 말임다-”
“아아-”
딱히 이상하게 느껴지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부족이라는 것이 항상 이런 최신을 따라간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오히려 제가 이런 물건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어째선지 자와디 씨는 처음 보는 전자기기들을 입으로 깨물어보고... 화면에 무언가가 움직이면 그걸 손으로 잡아보려고 한다던지... 그런 행동을 보였습니다.
“어, 자와디 씨...?”
“이건 맛도 없고, 왜인지 잡히지도 않지 말임다!”
“맛은... 당연히 없지요... 먹는 게 아니니까요.”
뭔가 색다르고 재미있는 반응에 순간 웃음이 나왔습니다. 마치 처음 보는 것을 발견하면 일단 입에 넣고보는 그런 모습이 떠올랐달까요... 하하.
“현실의 이 세계가 있듯이, 전자기기에도 나름대로 그 세계가 있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그 세계를 함부로 만질 수가 없는 것이죠.”
“케햐핫- 그래서 만져지지 않는 검까-?”
“그 세계에서 허락해 줄 때까지는 만질 수 없을 겁니다!”
“언제쯤 허락을 받을 수 있는검까?”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저쪽 세계도 참 바쁜가봐요.”
농담처럼 말하긴 했지만, 자와디 씨라면 뭔가 정말로 사실인 것처럼 믿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자와디 씨도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느낌도 들고...
아마 자와디 씨 본인만이 알겠지요.
“그래도 자와디 씨라면 꽤나 빠르게 그 세계의 허락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케햣, 제 적응력이 좋지 말임다-”
“후후, 그럼요-”
그렇게 말하며 조금씩 적응을 시작하는 자와디 씨의 모습이 조금은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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