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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

[아이기스 w. 이클립스] 190206







그렇게 이클립스 님의 옆에서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이렇게 거대한 덩치와 키라면 압도적으로 느껴질 것 같은 어떤 자세가 떠올랐습니다.

딱히 부담스러운 자세도 아닌지라, 같이 자세를 취해보면 괜찮지 않을까요?



"저기, 이클립스 님?"

"어, 왜."

"부탁 하나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어떤 거?"

"같이 자세를 취해보고 싶습니다."

"자세?"



늘 그렇듯 갸웃거리는 이클립스 님.



"어떤 자세인지 일단 먼저 취해 봐."

"아, 네."



한 손은 허리에 대고, 다른 손으로는 마치 응원을 하는 것처럼 짓는 자세였습니다. 굳이 우리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뭔가 자신감이 넘친다는 것을 쉽게 표출할 수 있는 그런 자세였지요.

그런 자세를 계속 바라보고 있는 이클립스 님.



"나쁘진 않아 보이는 자세네."

"그렇게 느끼셔서 다행입니다."

"그래, 내가 그 자세를 따라해주면 되는건가?"

"제 옆에서 같이 따라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홀로그램 방패 대신 다른 홀로그램을 띄워서 화면을 찍을 수 있게 설정을 해 두었습니다. 한번 해보고 싶었던 자세인 만큼,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클립스 님과 이렇게 있으니, 제가 확실히 덩치가 큰 편이라는 게 확실히 보였습니다. 이클립스 님은 그 대신 날카로움의 극에 도달하신 것 같은 자태였지요.

날카로운 창과 든든한 방패가 함께 있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요?

저와 이클립스 님이 자세를 취했을 때, 홀로그램은 그 자세를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네가 원하는대로 잘 나왔나?"

"다행히 한 번만에 잘 나왔습니다."

"우리 둘 다 크다보니 화면을 벗어나진 않았을까 싶었는데. 뭐, 그런 건 넘겨도 되겠네."

"그만큼 홀로그램도 크니까요. 괜찮습니다."



이 모습을 계속해서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모로 대화 상대면서도 이런 것들도 해 주시니, 기쁩니다."

"별 거 아닌 일인데, 뭐."



일터로 가는 일만 아니면 다 괜찮은 걸까요? 자세히는 모르기에 그저 제 추측일 뿐이지만 말입니다.



"혹시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이 자세를 취한 모습을 이클립스 님에게도 드리겠습니다."

"허, 꼭 굳이 그럴 필요까진 있나 싶어도 주는 거 안 받진 않지."

"하하,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시간이 좀 걸리는 일이라, 나중에 완전히 완성되면 이클립스 님에게도 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