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기스.”
“네, 이클립스 님. 부르셨습니까?”
“더 가까이 와 봐.”
“...? 무엇을 하시려고...?”
“일단 와 보라고.”
“알겠습니다...”
살짝 의아함을 가진 채 가까이 다가가자, 이클립스 님은 자연스럽게 제 어깨 부분에 팔을 걸치셨습니다.
“...?”
“잠시 빌린다.”
“아하하, 저는 또 무슨 일로 부르셨나 했는데...”
“별 일 아냐. 그냥 네 몸 좀 빌리려고.”
“언제든 빌려드리겠습니다.”
제 어깨에 팔을 걸치고는 어딘가 바라보시는 이클립스 님. 무언가 바라보고 계시는 걸까요, 아니면 시선을 그 곳에 둔 채 무언가 생각하고 계시는 걸까요?
뭐랄까, 이클립스 님은... 예상치 못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이런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라고 확실시 할 수가 없는 그런 분입니다. 저 이외의 다른, 이클립스 님과 연이 맞닿아있는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겠죠?
그렇게 이클립스 님에게 제 어깨를 빌려드리고 있던 중, 문득 이클립스 님의 고개가 마치 깜짝 놀란 듯 움직이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에게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걸까요?
“근데 말이야. 아이기스 너.”
“...네?”
“뭔가 할 말이 있어서 온 거 같은데.”
“아.”
오자마자 어깨를 빌려드리느라... 이클립스 님이 어깨를 빌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야기를 꺼내는 걸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끝까지 몰랐다가 나중에서야 떠오를 뻔 했네요. 아니, 떠올랐으면 다행인 정도죠...
"그 때 자세를 취하면서 홀로그램으로 찍었던 거, 기억하시나요?"
"아, 그거? 기억나지."
"완성되면 하나 드리겠다고 했었는데..."
"완성됐나보네?"
"네!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더랍니다..."
어디, 이쯤에 보관해두고 있었는데... 홀로그램으로 찍어서 실물로 다듬은 사진을 보여드렸습니다.
실물로 다듬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손을 많이 거쳤던지라, 홀로그램으로 보았을 때보다 더 선명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언제봐도, 이 자세... 마음에 드네요."
"그러냐?"
"아마 이클립스 님은, 이런 제가 어리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음, 하나 궁금한 게 생겼는데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뭔데?"
어리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라는 말에 어쩌면. 이라고 대답하신 이클립스 님을 보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지금까지 몇 년 째 활동중이신가요?"
"만들어진 기간을 말하는 건가."
"음,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1년."
"아아-..."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클립스 님이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구나- 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이클립스 님에 비하면 확실히 어린 편이니까요.
"저는, 5년째입니다."
"완전 어린애네."
"아하하... 그런가요?"
"그래도 뭐, 네가 어린애 취급 당할 일은 없겠다."
"이클립스 님의 눈에 그렇게 보일 정도면, 확실히 믿음직하다는 뜻이겠네요."
"...? 이야기가 그렇게 되나?"
"음...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요?"
보통... 어린애라고 하면 못미덥고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요. 뭐, 말씀드렸듯이 제 기준에서 그렇다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열심히 잘 해봐라."
"오랫동안 이클립스 님을 통해서 많은 걸 배우고, 깨닫고 싶습니다."
"허, 그러냐. 잘 따라올 수 있을지 모르겠군."
"뒤처진다고 해도, 다시 따라가려고 노력할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클립스 님이 저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에 제가 쉽게 따라갈 수 없는 건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너무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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