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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옵시플루 & 키네로메 & 이클립스-아이기스] 190504 -2-

 

 

 


 

이제 어린이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어릴 때의 추억을 되새겨볼 수는 있지.

마침 아무도 없는데, 잠시 어릴 때처럼 드러누워볼까-

 


 

...나에게 '어린이' 라고 불릴 때의 기억이 있을까. 그냥 전투병기였는데. 하지만 주변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해.

근처에 의자들이 있긴 했지만, 다른 녀석들이 가끔 장난삼아 미끄럼틀 위에 눕는 걸 본 게 떠올라서... 나도 한 번 똑같이 해 볼까. 앉는 것보단, 눕는 게 편하지.

 


 

저희들같은 무기체는 어린이라고 불릴 일이 없죠. 그저 유기체들이 자라오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무기체의 역할.

유기체 분들께서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도 왠지 오늘은 하늘을 바라보고 싶네요.

 


 

「요즘 정말 하늘이 높단 말이지- 맑은 건 덤이고.」

 


 

「...이러는 것도 꽤 괜찮구만. 의외로.」

 


 

「여전히, 이 곳의 하늘은 참 예쁘네요.」

 


 

참 좋은 날씨야. 봄날씨는 들쑥날쑥하긴 해도, 따뜻한 날이 더 많으니까.

이렇게 누워있으니까, 참 나른해지는 느낌인걸.

 


 

어릴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은, 이렇게 어딘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면 과거를 떠올리는 걸까?

뭐, 나는 떠오르는 것이라곤 그저 전투병기 시절의 성적같은 것밖에 떠오르지 않지만. 감성적인 기계가 되기엔 정말 너무 멀리 왔나보다.

 


 

조그마한 유기체 분들처럼 누워서 바라볼 수는 없지만, 그저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볼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이 곳의 하늘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낮에는 푸르고, 밤이 되어갈수록 노랗게 저물어가며 다시 푸른 모습이 되어가니까요.

 


 

「언제나 저렇게 맑고 깨끗했으면 좋겠어- 하늘도, 나도, 플루토 형도.」

 


 

「마스터도 이 모습을 같이 보고 있으면 좋을텐데. 억지로라도 데려올 걸 그랬나.」

 


 

「이클립스님도 저런 푸른 하늘을 좋아하실까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물어보고 싶네요.」

 


 

영원하길 바래.

언제나 이 즐거움이 영원하길 바래.

 


 

영원하길 바래.

마스터에 대한 내 신념과 믿음이 영원하길 바래.

 


 

영원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클립스님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따뜻한 빛이 영원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옵시디언- 어디 있어-」

「이 몸, 여기 있다구-♪」

「눈 앞에 있었구나.」

 


 

「거기 누워서 뭐하고 있는가?」

「다른 녀석들 흉내내고 있었지.」

「하여간, 그대는 가끔씩 상상도 못한 행동을 하는구려.」

 


 

「하늘은 뭐하러 바라보냐.」

「오늘도 하늘이 아름다워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너는 언제봐도 참... 흠, 유기체 녀석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정적' 인 것 같다.」

 


 

플루토 형은 나를 찾아다니다가 내 목소리를 듣곤 위에서 하늘을 가리곤 나를 바라보듯 시선을 맞췄다.

내가 은근히 작긴 작은가보다. 미끄럼틀에 가려져서 안 보일 정도면 말이지. 히히♪

 


 

마스터는 하늘을 가리며 나를 바라보았지.

이렇게 보니까, 하늘보다 더 아름다운 건 마스터구나- 싶은 생각도 들더라.

 


 

제가 몸을 살짝 숙이고 있었던지라, 이클립스님께서 고개를 숙이며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어쩌다보니 하늘이 가려질 정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클립스님이 하늘을 가리고 있으니, 마치 달이 태양을 가린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이름 그대로 '이클립스' 인 것이죠.

 


 

「많이 피곤한거야?」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옛날 생각도 좀 하면서 누워있었지-」

「그렇구나. 같이 누워있어도 될까-」

「에이, 편하게 방에 가서 눕자구-♪ 나도 여기서 볼 일은 다 봤으니까!」

「응!」

 


 

「그래서, 키네틱 자네의 과거 속에는 무엇이 남아있었나?」

「...글쎄. 아직까진 전투병기 시절의 기억밖에 안 떠올라. 아니, 그 기억밖에 없지.」

「흐음, 그럴 수밖에 없겠구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미래가 있으니, 그 미래들로 과거를 채워가게나.」

「마스터가 말한대로, 그렇게 과거를 채워가야지. 허전하지 않게.」

 


 

「너는 유기체들의 과거를 듣는 걸 좋아하냐?」

「아마도,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겁니다.」

「그래? 이유는?」

「유기체 분들은 유기체 분들만의 지금까지 지내온 기억들이 있을 테니까요. 그런 기억들을 듣는 게, 저에겐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그럴만도 하겠군. 사실 너는 과거뿐만 아니라 그냥 유기체 녀석들이든, 우리같은 존재든 이야기 듣는 건 다 좋아하니까.」

「하하, 이제 이클립스님도 저에 대해 완전히 다 파악하고 계신 것 같네요.」

「...아니거든.」

 


 

이제 방으로 돌아갈까! 할 일은 다 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제 움직여야겠다. 과거를 채울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지.

 


 

언제쯤이면 이클립스님께서 몇몇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실까요. 내심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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