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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젝트 헤드

[케테르] 200904

 


 

당신은 그동안 저를 어떻게 생각하셨으려나요?

그냥 좀 귀찮은 눈? 아니면 나름대로 좀 칵테일 만들 줄 아는 바텐더?

 

뭐, 어떻게 생각하든 이젠 그런 건 잠시 집어던질 필요가 있겠지요-

 

 

 

갑자기 뜬금없이 좋아한다고 하니까 당황하셨겠지요, 설마 제가 그런 것도 모를 줄 아십니까-?

제가 그동안 당신이 어떤 반응이었는지 꾸준히 봐왔는데, 당연히 그 정도는 알아야 제맛이지요-

 

 

 

글쎄요, 언제부터일까요. 당신을 보며 좋아한다는 감정이 들기 시작한 때가.

뭐, 굳이 그게 중요할까요? '언제부터' 좋아했는가, 같은 건 쓸데없는 생각일 뿐이죠.

그냥 단순하게 '좋아한다' 라는 감정이 생긴 게 중요한거지.

 

당신도 똑같이 생각하겠죠-?

 

 

그동안 귀찮게 굴었던 게 어쩌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만약 제가 귀찮게 안 굴고 그냥 얌전히 있었으면 당신의 기억 속에 제가 없었을테니 말입니다.

 

이럴 땐 제가 참 똑똑하다 느껴지시겠죠.

이런 게 다 전략입니다. 하핫.

 

 

 

근데 정말 의외이긴 하군요. 저에겐 누군가를 좋아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함께 지내곤 했던 다른 동료들은 지금도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거나, 아니면 한때 좋아한 적이 있었거나- 그랬는데 말이지요.

 

이제는 제 차례인가 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제가 그거 하나는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는데 말이죠.

'당신의 기억 속에 어떤 것이 들어오더라도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주겠다' 라는 것 말이지요.

 

물론 지금 이 기억도 영원히 잊지 못하실 겁니다. 왜냐면 저도 못 잊겠거든요. 크크!

 

 

 

그래서 결론은, 앞으로도 잘 지내봅시다?

당신은 좀 감회가 새롭긴 하겠네요. 그동안 무시하거나 그래왔을텐데 이제는 항상 옆에서 봐야 된다니-

엄청난 발전이잖아요?

 

저야 뭐- 늘 그래왔던 그대로니까 별로 어색하진 않지만.

 

 

 

언제나 귀찮을 정도로 질척거리는 제 사랑을 열심히 받아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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