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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

[바이던트] 210127

 

 


 

 

새로운 여행을 위한 발걸음을 옮기는 건 우리들에겐 익숙한 일이지만,

어딘가에 오랫동안 머물렀을 땐 그만큼 아쉬움도 존재하는 법이구나.

 

하지만 그런 경험들도, 하나의 추억이 되어 영원히 이 메모리 속에 남아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되겠지.

 

 

이렇게나마 내가 쓴 편지가 그대에게 전해졌으면 좋겠구나. 잘 지내고 있는가?

그 곳에서 끝까지 그대를 기다리겠다고 약속했었지만, 역시 시간과 사정이라는 건 마냥 그렇게 기다리게 해주지만은 않는구나.

분명 그대도, 그런 사정이 있었기에 끝까지 그 곳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었겠지.

 

 

처음 그대를 보았을 때, 신을 섬기는 존재를 본 적이 없어서 꽤나 흥미로웠고, 나에게도 잘 어울려주어서 고마웠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떠오르는 듯 하구나.

특히 그 곳에서 같이 메카닉이 되었을 때와, 같이 그림자가 되었을 때... 그런 것들을 다른 곳에서 어떻게 또 겪어볼 수 있을까.

나름대로 그대가 메카닉이 되었을 때에도 편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그런 메카닉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말일세.

 

 

가끔씩 그대와 마지막으로 함께 찍었던 사진을 종종 들여다보곤 한다네.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이렇게 서로 웃으며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며.

또 만나서 다시 사진을 찍는 일이 생길 때에는, 나도 특별한 자세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구나.

사진을 계속 보고 있으니, 아무래도 당시에 찍었을 땐 내가 너무 딱딱하게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군.

 

내가 주었던, 나를 상징하는 보석도 잘 간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네. 서로 헤어지기 전에 말했었지만, 그대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보석이라고 말했었는데 과연 지금의 그대에게 그 행운이 잔뜩 다가왔을지 궁금하구나. 과연 그 행운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

 

 

그리고 내가 여행자를 떠나오기 전에도, 그대의 주인과 다름없는 존재에게서 그대의 십자가를 받았다네. 지금 그 십자가는, 알고 있는 존재에게 부탁해서 나의 목에 부담없이, 언제나 걸어두고 다닐 수 있는 목걸이처럼 만들어서 다니고 있다네.

언제든 그대를 다시 만났을 때, 그대와의 추억을 아직도 이렇게 간직하고 있다고 자랑할 수 있도록 말일세.

 

 

나의 그림자시여, 어디에 있든... 이 메카닉을 항상 바라봐주고 지켜주소서.

그러면 이 메카닉도, 나의 그림자를 위해 어디에서든 듬직하게 거대한 창과 방패가 되어줄 테니.

 

 

꼭, 언젠가 다시 만나길 바라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동시에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는 법일테니.

이제는 그 만남을 다시 기다릴 시간이구나.

 

늘 건강하게나.

 

 

언제나 그대를 따르는 메카닉, 바이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