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형이 특별히 준비한… 파티? 일려나? 도대체 장소를 어떻게 구한건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엄청나게 거대한 곳에서 완전 귀한 음식들만 모아놓고 우리들을 불러서 마음껏 먹으라고 하니까 뭔가 음식이 제대로 몸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아니긴 했지만, 뭐- 여기 아니면 먹어볼 일 절대 없을 것 같은 음식이라서 어떻게든 넘겨보곤 있지. 형은 우리들을 맞이하며 마음껏 먹으라고 하고 있었지. 물론 형도 많이 배고팠는지 음식을 먹으면서 우리를 맞이하더라!
그나저나, 우리 외에 또 누군가가 오는거야? 형은 우리들이 다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문 앞에 서서 누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형이 저렇게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를 이미 대충 예상하긴 했지만, 그 녀석도 그 녀석만의 바쁜 일이 있을텐데 여기에 어떻게 오겠어-? 라고 생각하고 있긴 했지. 맞잖아? 우리들은 다 가족같은 존재니까 누가 바쁘다, 안 바쁘다- 그런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파티를 열어도 딱히 부담이 없는 거고, 그 녀석은 우리들의 가족이 아니니까. 딱히 연락할 방법같은 것도 없고 말이야. 그냥 완전 감으로 맞춰야 되는 수준이잖아?
어라, 누가 오는 것 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로 그 녀석이 여기에 온 것이었다! 누구냐고? 제니스! 나는 제니스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연락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여기로 찾아온거지? 형은 제니스를 우리들에게 안내하고, 문을 닫았다. 역시 제니스가 여기에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거였구나.
"많이 늦었지? 문 앞에서 맞이하느라 따로 즐기지 못했다구-"
"그나저나 형은 제니스한테 어떻게 연락한거야?"
"아- 연락? 이 몸이 직접 제니스의 위치를 알아내서 직접 날아가서 파티에 대해 알려줬지!"
"우오- 역시 형은 많이 다르다니까!"
"이 몸은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드는 위대한 존재이니까 말이야-♪"
형이랑 나는 제니스를 많이 봐왔으니 상관은 없지만, 타코야키랑 엘레멘트에게는 초면이니까 제니스에 대해 소개해주며 제니스도 같이 인사하게 했다. 타코야키는 나름 적응한 것 같았지만, 역시나 엘레멘트는 경계태세를 취하며 다가오는 것을 조금 꺼려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제니스도 이해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 반갑다."
"너무 가까이 다가오진 마라. 갑자기 할퀼수도 있으니까."
"괜찮아- 나 그렇게 무서운 녀석 아니니까!"
"미안미안! 엘레멘트가 은근히 조금 경계심이 많아서 말이야-"
"그럴수도 있지!"
"그럼 우리들은 잠시 다른 곳에 가있을 테니까 마음껏 즐기고 있으라구!"
"괜히 말썽피우지 말고."
"조용히 있을 수 있어서 좋겠군."
형이 따로 안내하는 곳으로 제니스와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곳에는 테이블이 있었고 그 위에는 빨간 액체가 담긴 투명한 컵이 놓여져 있었다. 오- 형이 나름 분위기를 좀 살리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이는데? 마음에 들었어!
"여기까지 오느라 많이 힘들었을테니, 한 잔 하자고!"
"취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라-? 이 몸이 그런 것도 하나하나 다 신경썼으니까 말이야!"
"난 이걸 집을래!"
"그렇다면 나는 이거!"
"이 몸은 예의상 제일 마지막에 집어줬다고-"
한 잔 마시자 뭔가 묘하게 익숙한 맛이 났다. 슬쩍 옆을 돌아보니 제니스는… 어… 왠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저렇게 사악한 제니스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형이 아무래도 이 잔에 들어있던 액체에 이상한 짓이라도 한 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형은 제니스의 상태를 보곤 이런 반응을 원했다는 듯 박수를 치고 있었지만….
"어… 형?"
"역시 이런 모습이 되는 거였군!"
"잔에 있던 거… 정체가 뭐였는데?"
"피!"
"…에? 왜 피를 잔에다가 넣어놨어?"
"저번에 제니스가 말하기를 피를 보면 기억이 안 난다길래, 한 번 확인해보고 싶었지!"
"그렇구나… 근데 그건 그렇다치고…"
마치 이 곳을 뒤엎어버릴 듯 엄청나게 사악해진 제니스를 보고 있자니 정말 누군가가 어떻게든 진정시키지 않으면 이 곳은 물론이고 이 주변을 모조리 박살내버릴 것 같은 모양인데… 무작정 다가가보아도 엄청난 속도로 달아나는 제니스를 보곤 이렇게 생각없이 진정시키려고 다가가는 건 무리일 것 같아서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형이 제니스에게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뭐, 뭐하려고 그래!? 형이 무엇을 할지 걱정되면서도 또 형이 제니스를 다치게 하기라도 할까봐 제니스가 불안해지기도 했다. 괜히 또 재앙을 불러일으켜서 제니스를 멈추게 하는건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형은 그저 제니스의 위에 올라타서 날개로 잠시 눈을 가리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제니스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눈을 가렸다는 것 때문인지 얼른 놓으라고 바둥바둥거리고 있었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원래의 제니스로 돌아왔다.
…? 그저 날개로 눈을 가렸을 뿐인데 어째서 광기에 사로잡혔던 제니스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거지? 형은 정말로 신기한 게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능력 외에도 추가적으로 다른 능력을 엄청나게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음? 내가 무슨 짓이라도 했나?"
"아냐아냐- 잠시 이 몸이 장난쳐보고 싶어서 그랬던 것 뿐이야-"
"그랬다면 다행이고!"
"…음, 형…"
"동생은 비밀로 하는거다-? 잘 알고 있겠지-?"
"비밀로 해주긴 하겠는데… 궁금해서 말이야…"
"응? 아- 나중에 천천히 가르쳐줄게!"
"어, 응… 알겠어…"
그래도 형은 장난을 치고 다시 수습할 수 있으니까… 어쩌면 다행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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