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닌애가 물어봄
가끔씩 교단에서든, 아니면 다른 곳에서든··· 평범하고도 즐거운 삶을 지내다보면 다양한 질문들을 들어보곤 합니다.
그 중에서도 요즘따라 가장 인상에 남는 질문은···
"너 혹시 나 좋아하냐?" 라는 반응이었던 것 같네요.
물론 그 질문도 누가 물어보냐에 따라서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대답이 될 것이고,
그건 저라고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무리 모든 존재들을 평등하게 생각하고 있다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좋아하는' 것에는 좀 더 세부적인 조건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하하.)
아무튼- 만약에 그렇게 질문을 했는데, 딱히 '좋아한다' 라는 감정까지 도달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 분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젓곤
"음, 아뇨.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게 된 계기라도 있나요···?"
라면서 오히려 제가 질문을 걸어보곤 합니다.
물론, 보통은 그렇게 질문을 걸면 "그냥~ 물어보고 싶을 때가 있어서~" 라며 넘기곤 하는데···
뭐랄까, 마치 리온이 저에게 장난을 치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어서 그것도 이제는 그럭저럭 익숙합니다.
> 싫어하는 애가 물어봄
···솔직히 제가 누군가를 '싫어한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연까지 빠져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거의 없다고 했을 뿐이지, 아예 없다고 한 적은 없었죠.
문득 오래 전, 이교도 중에서 마치 저를 떠보듯이 "너 혹시 나 좋아하냐?" 라고 물어보던 것이 기억이 나는군요.
난데없이 왜 이교도가 그런 말을 꺼내게 되었냐면··· 이것도 꽤 사연이 복잡하긴 한데요-
제가 지금처럼 교단에 머무르며 주인님을 섬기게 되기 전까진···
주인님이 어디에서 활동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 이교도 내부로 직접 잠입해서 정보를 얻어내야 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몇몇 이교도는 저에게 친근하게 접근하기도 했고,
저는 그런 친근함에 어울려주는 척 적당히 거리를 유지할 때가 많았죠.
아마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호기심 삼아서 그 이교도 쪽에서 먼저 말을 걸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튼, 이교도가 그렇게 물어봤을 때에는···
"하하- 제가 다른 분도 아니고 왜 그대를 좋아하겠습니까." 라고 겉으로는 그냥 무난하게 말했지만···
아마 마음 속으로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던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후에 그 이교도를 썰어버리고 나오긴 했지만요.
> 좋아하는 애가 물어봄
아닌 경우와 싫어하는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다면, 역시 좋아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어쩌다보니··· 가장 마지막에 배치되긴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내용이 많은 건 아닙니다.
보통은 그냥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모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마음에 들고,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존재가 있기 마련이긴 했죠.
예를 들자면··· 지금의 에코님이라던지···
아주 우연히, 지금처럼 서로 마음을 알게 되고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에코님께서 그런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습니다.
"크로셀, 그대는··· 저를 좋아하나요?" 라고 말이죠.
솔직히 그 이야기를 들었던 당시에는 "저, 저는 이미 죽음의 신을 섬기고 사랑하고 있는데 설마 그렇겠습니까···" 라고 본능적으로 말하긴 했었지만···
바로 그 말의 뒤를 이어서 "···솔직히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라고 털어놓긴 했지만요. (큭큭.)
그 말을 듣자마자 에코님께서도 잔뜩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숨기지 못했던 것이··· 여전히 기억에 남긴 합니다.
물론 그만큼 제 얼굴도 꽤나 많이 빨개졌겠죠.
남말할 처지는 아니었을 것 같지만, 아무튼 그 때의 기억을 종종 꺼내면서 그땐 그랬지~ 하며 지금도 즐겁게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깨달은 게 있기도 해서, 만약 누군가가 또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되면···
그럴 때마다 슬쩍 다가가서 "더 미뤄봤자 좋을 거 없습니다." 라고 떠보듯 얘기하고 지나가는 것도 꽤나 재밌습니다. (하하.)
장난을 치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더군요. (으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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