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이, 너무 늦잠자는 거 아냐? 얼른 일어나라구!
* 지금 네 녀석 얼굴에 비치는 햇빛이 느껴지지 않는거야? 아무래도 아직 잠이 덜 깼나보구나?
* 그럼 지금 내 모습을 보면 바로 잠이 깰까나?
* 한 번 보라구!
항상 보던 모습이겠거니…하고 플라위의 모습을 보는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뭔가 좀 커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눈을 비비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엄청 키가 큰 인간의 모습이 되어있는 것이었다. 음… 아직도 내가 꿈을 꾸고 있나? 다시 잠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건 아무래도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정말로 다시 잠들까- 생각하다가 본인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질 않아서 조금 당황하는 플라위를 보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 헤, 어때? 나름 멋있지?
* 근데 하나 문제가 있거든…. 내가 하기엔 좀 귀찮아서 말인데…
* 옷이 좀 큰 것 같아서 좀 다듬어줘!
확실히 어린아이가 어른의 옷을 입은 것마냥 온통 남아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이상하게 보이긴 했는데, 이참에 옷을 팔까지 걷어올려주기도 하고, 나름대로 이제야 제대로 입은 것 같이 보일 정도로는 보이게 다듬기 시작했다. 흠, 이제 좀 괜찮아보이네. 처음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까 나를 위해 항상 대기하고 있는 집사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저 옷 좀 다듬었을 뿐인데 느낌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굳이 저 심각하게 큰 옷 이외에도 다른 옷들은 더 있는 것처럼 보였다. 새로운 옷을 보여주겠다면서 잠시 어디론가 다녀오더니 꽤 캐주얼하면서 자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듯한 컬러의 옷이었다. 솔직히 저 옷도 꽤 괜찮은 것 같고 아까 그 집사같이 보였던 그 옷도 괜찮아 보이는데, 그냥 옷이 잘 받아주는 녀석인 걸까?
* 아직 옷이 그렇게 많진 않은데, 이 정도로도 충분히 활동하는 데에는 불편하지 않겠지?
* 근데 아까부터 계속 그런 눈으로 쳐다보면 나 엄청 부끄럽다? 뭐… 신기하니까 계속 볼 순 있겠지만!
* 이참에 커플룩이라던가… 맞춰볼…
* 음, 아냐! 순간 좀 이상한 소리가 나온 것 같은데, 못 들었겠지?
…아니, 들었는데. 근데 맞춰도 얼마나 입을 수 있을지 좀 의문이기도 했고, 맞춰 볼 디자인도 아직은 딱히 생각나지 않고…. 하지만 「만드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은 계속 맴돌고 있어서 아마 언젠가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봐야 적성에 맞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아직은 그런 단계까진 아닌 것 같고, 좀 더 자신의 개성을 찾아보는 건 어떠냐고 나름대로의 조언을 해 주었다. 그러자 플라위도 납득한 듯 아무래도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더 찾아다니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과연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플라위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거기까진 아직 알 순 없지만,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도 그 괴짜같은 모습은 여전할 것 같단 말이지.
* 무엇을 해 볼까? 좋은 아이디어 있어?
* 헤, 내가 갑자기 이렇게 변해버려서 딱히 생각나질 않는구나?
* 괜찮아! 솔직히 나도 이미 다 알고 있었는데 그냥 심심해서 꺼내본 이야기였을 뿐이라구.
* 좀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아이디어를 같이 생각해 보자!
* 어디 인간의 모습을 자랑이라도 하러 가 볼까?
* 같이 갈래? 굉장히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재미는 있을 것 같은데, 어디로 가려는 걸까? 플라위 자신만이 알고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