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때 보았던 까마귀다!"
"여어- 이 몸이 잠시 숨겨줬던 그 녀석이구나?"
"덕분에 녀석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헤- 뭐, 이 몸에겐 간단한 일이었는데-♪"
"보답으로 이걸 가져왔어요! 까마귀도 좋아하실려나…!"
"오옷! 이건! 엄청 오랜만에 보는건데!"
"좋아하시는구나…! 맛있게 먹어요!"
"고마워! 맛있게 먹을게-♪"
저번에 자신이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면서 이 몸에게 잠시 숨겨달라고 요청한 녀석이 있었거든. 마침 근처에 아주 숨기 좋은 어둠이 있었기에 그 녀석과 함께 그 어둠 속에 같이 숨었지. 그러자 녀석들은 결국 놓쳤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되돌아 가더라구. 그 때 이후로 언젠가 다시 만나면 이 몸에게 보답해주겠다- 라고 말했었는데, 그게 오늘일 줄은 누가 알았겠어-♪
사실 이런 꼬마 녀석을 그냥 구해주었다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덕분에 어린아이에게서 받을만한 것으로 어울리는 댓가를 받았지.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막대과자! 사실 여기에 온 이후로 막대과자를 먹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덕분에 예전의 추억도 생각나고 오랜만에 맛볼 수 있어서 꽤 즐거워졌달까!
그러고보니 플루토도 이런 거 먹어본 적 없겠지? 이참에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게임같은 걸 하면서 먹어보는 건 어떨까? 흔히 바깥에서 막대과자 하나를 가지고 서로 입에 문 다음 계속 먹어대는 그 게임 있잖아, 우리들 사이에서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꽤 결과가 기대된다고나 할까.
받은 막대과자를 가지고 플루토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오늘도 플루토는 건강한 모습으로 이 몸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래그래- 플루토는 이렇게 아무런 상처 없이 무난한 모습으로 있을 때가 제일 귀엽다니까-♪ 이 몸이 들어오자마자 플루토는 얼굴을 맞대고 부빗거리기 시작했다.
"큰 일 없었다?"
"물론이지-♪ 오늘도 무난한 날이었다구!"
"다행이다♪"
"지금 이 때가 이 몸은 제일 즐거워-♪"
날개로 플루토의 얼굴을 쓰다듬자, 플루토는 이 몸의 날개 촉감이 마음에 들었는지 날개에 얼굴을 대고 다시 부빗거렸다. 헤- 날개가 좀 부드럽긴 한데, 플루토가 꽤 마음에 들었나보네. 굳이 얼굴에 부빗거리는 게 아니더라도 플루토가 이 몸의 어딘가에 부빗거릴 때의 촉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재미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까나-.
아, 잊을 뻔했네. 밖에서 받아온 막대과자를 꺼내자 플루토는 이게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이리저리 바라보기도 했고, 툭툭 건드려보기도 했다. 걱정 말라구! 움직이는 건 절대 아니니까 말이야. 움직이는 게 아니라고 말해주니까 경계보단 호기심으로 살펴보고 있는 듯 보였다.
"무엇이다?"
"막대과자야. 먹는 거라구-♪"
"먹는다?"
"아마 먹어본 적 없으려나. 이렇게 먹으면 되는거야."
막대과자를 뜯어서 평범하게 냠냠 먹자, 플루토는 그저 막대과자가 신기한 듯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플루토에게도 막대과자를 한 개 건네자 거의 빛의 속도로 과자를 먹어버렸다. 물론 과자 부스러기가 좀 떨어지긴 했지만, 플루토니까! 이 정도는 이 몸이 뒷처리할 수 있으니까 마음껏 부스러기 흘리면서 먹으라구!
슬쩍 막대과자를 꺼내서 한쪽 끝부분을 입에 물고 플루토에게 다가가자, 플루토도 같이 막대과자의 반대쪽 끝부분을 물었다. 그리고 이 몸이 슬쩍 눈을 감고 조금씩 과자를 먹으니 플루토도 같이 눈을 감고 과자를 먹기 시작했다. (사실 살짝 실눈을 떠서 플루토가 눈을 감았나 확인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는 건 비밀.)
얼마 안 먹었겠지- 라고 생각하며 계속 먹다가 뭔가 과자의 느낌이 아닌 다른 촉감이 느껴졌다. 실눈으로 상황을 확인해보니 예상은 했지만 역시 플루토의 입술이 그대로 이 몸의 입술에 닿은 것이었다. 사실 플루토는 이런 게임에 대해 잘 모를 테니까 그냥 먹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정말로 입술이 닿으니까 살짝 쑥스러워지기도 했다. 플루토는 아무렇지 않은 듯 계속 과자를 먹으려고 노력하는 듯 보였지만, 이 몸처럼 입술이 닿아서 좀 놀라긴 한 듯.
"히히… 과자보다 더 달콤한 게 있었다는 걸 잊고 있었네…"
"…무엇이다?"
"그건 바로, 플루토 입술!"
과자따윈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그대로 플루토를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탄다. 뭐, 이상한 짓은 안 했다구! 그, 그냥 우리들만의 좋은 시간을 보낸 것 뿐이야!
…믿어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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