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 - 키네틱] The Collection : Moon H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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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처럼 산산이 조각난 희미한 기억을... 정말로 채울 수 있을까?

이미 채워진 거 아냐?

…그런가.

여기 맞아?

맞는 것 같은데. 적당히 습한 기운도 느껴지고.

아, 저기 보이네! 호수!

그렇네. 잘 찾아온 것 같아.

사실 호수가 목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끔 이렇게 와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밤에 야경을 바라보는 것처럼 호수에 비친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그런 걸 나름대로 좋아하곤 했으니까.

여행을 돌아다니며 가끔 도시의 벽에 그려져있거나 달려있는 그림들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런 그림들 중에서 호수와 관련된 그림도 종종 있었다.

그 중에서 어떤 그림들은 호수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니 자신과는 뭔가 다른 모습이 호수에 비쳐 보이는 그런 그림도 있었는데, 왠지 그런 모습의 그림들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곤 했었다.

…실제로 그렇게 되리란 법은 없겠지만, 원래 호기심이란 게 일단은 끝을 봐야 해결되는 것이 아니던가.

호수로 가까이 다가간다. 역시 물이 있어서 그런지 조금은 시원해진 느낌도 들었다. 기계에게 시원한 게 느껴져서 뭐, 달라지게 있겠나- 싶겠나만은…

그러곤 살짝 무릎을 꿇어서 호수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도록 살짝 몸을 앞으로 내밀어본다.

처음에는 별 일 없네- 싶다가도 눈을 몇 번 깜빡거리자 곧 처음과는 조금 달라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자세히 보니… 푸른 나의 모습이 아닌 살짝 붉은 기운이 느껴지는 나의 모습이었다. 블러디바이드 당시의 모습이구나.

오오! 내 모습이 비치는데?

…신기한데. 소문으로만 들었지, 정말로 될 거라곤 예상을 못 했으니까…

그러게. 사실 상식적으로 이게 가능할 리가 없으니까 말이야-

어쩌면 이것도 우리들의 상상이 만들어낸 모습 아닐까.

그래도 뭐 어때- 재미있으면 그걸로 된거지!

그나저나, 호수에 비친 나의 붉은 모습은 살짝 웃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마 자신을 그 곳에서 나오게 해 준 것에 대한 즐거움이 표정에 묻어있는 걸까?

아마 그 곳에서 빠져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렇게 얼굴을 비추었다면 그렇게 좋은 표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걱정이 조금은 묻어있을 그런 표정이기도 하겠지.

이렇게 밝은 표정이 계속해서 유지되었으면 좋겠네.

걱정 말라구. 지금의 너에겐 마스터도 있으니.

마스터가 있으니까,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곤 해.

내가 봐도 그렇게 보여. 정말 운 좋은 줄 알라구.

이미 그렇게 깨닫고 있는 상태야.

근데- 계속 이렇게 호수만 보고 있을거야?

…아.

여기에 온 진짜 목적이 있었지. 근데… 상관은 없다.

잠시 주변의 풍경이나 더 관찰하다가 가지, 뭐.

…그게 진짜 목적이 아닌 것 같은데!?

걱정 마. 그렇게 오래 안 걸리는 거니까.

뭐, 네가 그렇다고 하니 일단은 믿어주겠지만-

주변도 조금 둘러보다가, 정말로 이 곳에 온 목적을 찾으러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에 오래 가진 않았지만.

그리고 그 곳에서 발견한, 푸른 빛의 꽃.

호오, 이런 곳에 이게 있었던 거구나?

굳이 이런 곳이 아니어도 있긴 하겠지만, 이 곳에 왠지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이제 나머지 반쪽도 완성된 건가? 네 마스터에게 건네주는 일만 남은건가!

응. 아마도.

크으- 디바이드, 정말 너- 여러모로 대단한 녀석이야.

…내가 뭘…

그나저나 그걸로 결정한 이유같은 게 있는거야?

…아, 이걸로 결정한 이유? 마스터가, 이걸 좋아하거든…

좋아하는 걸 선물로 주는 것만큼 짜릿하고 기분 좋은 게 없지-

응. 그래서 그 기분을 선물해 주려고.

얼른 가자! 네 마스터의 반응이 궁금해졌어!

그럴까? 너무 급할 필요도 없긴 하지만.

보고 싶은 건 얼른 봐야 이 블러디바이드의 직성에 맞아서!

…하하, 조금만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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