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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옵시디언 w. 즈] 181109







“즈즈즈즈즈즈즈-!”

“뭐야, 오랜만... 잠깐, 내가 여기 있다는 건 어떻게 알고 온 거냐...?”

“어둠 속에서 돌아다니는 게 편안한 이 까마귀의 촉이지-”

“하여간, 도통 알 수 없는 녀석이라니까. 너는.”



그래도 마냥 싫지만은 않은 반응이었다. 그럴만도 하겠지! 오랜만에 이렇게 찾아왔는데 무언가 방해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반가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번엔 무슨 일로 오셨나, 옵시디언?”

“그냥 우리 즈즈즈즈즈가 잘 지내고 있나- 궁금하면서도 뭔가 제안할 게 있어서 왔지.”

“제안?”



제안이라는 말에 즈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과연 이 몸이 어떤 이상한 제안을 건넬지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사실 이상한 게 아닌 평범하디 평범한 제안이지만!



“같이 누군가를 처리하러 가자! 의뢰가 들어왔는데 즈도 같이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뭐야, 그런 의뢰도 받아?”

“가끔씩 이런 의뢰도 들어오곤 하거든. 그만큼 댓가도 짭짤하고.”

“흠...”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도, 몸을 푸는 즈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어떤 대답을 할지 눈에 보인다’ 라는 생각이 바로 머릿속을 지나갔다.



“좋아. 오랜만에 몸이나 제대로 풀어볼까.”

“헤- 그럼 오늘은 같이 활동하는거다!”

“그렇게도 좋냐? 크크.”

“그럼! 뭐든지 함께하면 더욱 재밌으니까!”



즈의 허락도 받았겠다, 그럼 이제 의뢰를 해결하러 가야지! 여기서 조-금 멀기는 해도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은 않는 그런 애매한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 의뢰자를 만나냐고? 아니! 의뢰자가 없애달라고 요청한 존재를 만나는 곳이 거기거든.

늘 그렇듯 즈는 어둠 속의 으슥한 곳 위주로 움직이며 몸을 숨기며 앞으로 나아갔다. 역시 암살자의 저런 날렵한 모습은 언제봐도 참 신기했다. 나도 어느정도 몸을 숨길수는 있지만, 저렇게 날렵하게 몸을 숨기진 못하니까.



그렇게 즈의 날렵한 움직임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의뢰자가 요청한 존재를 처리하기로 한 장소의 근처에 도달했다. 이 장소의 특징이라면, 낮에도 밤에도 항상 짙은 어둠이 깔려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여기를 탐색하러 왔을 때도 꽤 놀랐지.

즈도 꽤나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다.



“아주 몸을 숨기기에 좋은 곳인데?”

“그렇지? 조용히 처리하기에 좋다고 이 몸도 그렇게 생각해-”

“같이 다녀도 상관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한 번에 몰릴 수 있으니 각자 방향을 잡아서 움직일까.”

“좋아! 나는 반대쪽에서 갈게!”



공략 방향도 잡았으니 이제 정말로 처리하러 가볼까! 어둠 속으로 둘 다 조금씩 나아갔다. 역시 이 어둠의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기는 한데...

...너무 어두워서 즈가 보이질 않는다! 아마 즈도 이 몸이 안 보이겠지? 그래도 일단 계속 나아가기만 하면 될 테니까, 즈를 믿고 조금씩 어둠을 헤쳐나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표물이 보였고, 아주 조심스럽게 그 어떤 인기척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움직인다. 그리고 정말로 눈 앞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을 때 거대한 낫을 들어보이며 녀석에게 재빠르게 날아가듯 다가가서는 공격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도 내가 먼저 낫으로 공격을 하고, 마치 미리 작전이라도 짠 듯이 그 다음으로 즈가 등장해서는 할퀴듯 녀석을 찢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솔직히 정말 놀랐다. 이렇게 마음이 잘 맞을 수 있는가? 싶어서.



뒷처리까지 말끔하게 끝낸 후, 어둠 밖으로 나와서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와, 역시 즈의 실력은 믿음직하다니까!”

“그러는 너도 만만치 않거든. 특히 사냥감을 사냥했을 때 말이야.”

“즈도 그렇게 생각했구나? 어떻게 그렇게 마음이 잘 맞을 수 있었는지 정말 놀랐다니깐.”

“작전같은 것도 안 짜고 갔는데 말이지.”

“맞아. 그냥 처리하러 가자고만 말했을 뿐이었는데.”



즈는 그런 나의 반응을 보며 내심 예전부터 궁금했었다는 듯 그런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말을 꺼냈다.



“너는 어쌔신이나 암살자같은 녀석도 아닌데, 언제부터 이런 의뢰도 맡게 된거지?”

“응?”

“분명 이런 의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너는 마치 익숙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고, 내 행동을 알아채듯 움직인 것도 있었으니까.”



즈에겐 어둠 속의 내 모습이 아주 조금은 보였던 걸까? 마치 어둠 속에서 본 내 모습에 대해 신기한 모습이라도 보이듯한 질문이었으니.



“...헤, 뭐- 나름대로 사정이 있는거지.”



얼굴을 긁적거리며 싱긋 웃어보였다.



“예전부터 피 보는 건 종종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래서 지금도 피를 보는 거에 거의 면역된 거나 다름없는 몸이 되었더라구.”

“그래? 냄새같은 건?”

“피비린내도 적응되어서 괜찮던데? 가끔은 오히려 그런 냄새가 향기롭게 느껴지기도 했고.”

“...그런가?”



거기까진 잘 모르겠다는 듯한 즈의 반응. 아니면 알고 있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건가? 그런 부분까지 파고들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그래도 너무 중독되진 말라고. 너는, 뭐랄까... 자칫하면 위험하게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헤, 걱정해 주는거야?”

“일단은 친구잖냐. 당연히 걱정되는 일이지.”



즈가 그렇게 걱정해줄 정도면- 나도 명심하고 있어야지. 즈가 말했듯이 언제 갑자기 위험하게 빠져들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렇게 되어서 플루토에게 피해라도 끼치면 그땐 정말 돌이킬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응! 명심하고 있을게. 나에겐 끝까지 지켜내고 싶은 사랑스러운 존재도 있으니까.”

“그래. 그러니까 더더욱 조심하라는 거야.”

“이미 내 마음을 다 알고 있구나?”

“그냥... 네 행동 자체만으로도 대충 다 파악이 가능하다고.”



얼굴이 많이 가려져있기에 표정은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즈의 말에서 흘러나오는 말투에서는 확실히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네가 어둠을 좋아하는 건 잘 알고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그 어둠에 완전히 잠식되진 않길 바란다.”

“그 어둠에 완전히 잠식된다니?”

“너도 모르는 사이에, 네 의지가 아닌 다른 어떤 무언가에 의해 움직이게 되지 말란 얘기라고.”



그렇게 걱정되는건가- 하긴, 본능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없지만은 않겠지. 그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고 몇 번 정도는 본능에 맡긴 적이 있지 않을까?



“그러는 즈도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어둠에 잠식된 적 있지 않을까-”

“...음, 글쎄다. 뭐 어쨌든 그런 얘기니까.”

“그럼. 당연히 항상 조심해야지.”



이런 이상하게 분위기 가라앉는 이야기는 나중에 분위기 제대로 잡고 이야기하도록 하고, 배고파졌다!



“밥이나 먹으러 갈까! 이 몸이 좋은 맛집을 알고 있거든-”

“그래? 좋아. 길 안내 부탁한다고-”



둘이 먹다 하나 쓰러져도 모를 맛집을 알려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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