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따라 희귀한 물건들을 다른 분들에게 팔아넘기는 일이 꽤 많아졌습니다. 당장의 삶이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급하게 무언가를 처분해야 되는 그런 상황은 아닌데- 그냥 판매욕이 마구마구 샘솟는다고 해야 될까요? 어차피 그런 희귀한 물건들쯤이야 나중에 다시 구하면 되는 일이기도 하고...
굉장히 간단한 일인 것마냥 이야기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간단한 일이 맞으니까요! 제가 누굽니까? 남들과는 다른, 남들과는 기묘한 존재잖아요? 하핫!
아무튼, 최근에 그렇게 이런저런 것들을 팔아넘기면서 이 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의 삶을 구경하기도 하는데 어째 구경하는 존재들마다 어떤 바에서 술을 마시자고 하는 걸 자주 목격하게 되더군요. 그 바가 유명한건지, 아니면 제가 보고 엿들은 존재들이 다 그 바의 단골손님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호기심을 그냥 넘길 수는 없겠죠. 사실 예전부터 술이 어떤 것인지 좀 궁금하고 흥미롭기도 했고...
그래서 오늘은 그 술이라는 걸 마셔보기로 했답니다! 얼마나 좋은 것이길래 그렇게 술이라는 걸 찾게 되는 것인지- 직접 깨달아서 나중에 다른 존재들에게 써먹어야겠단 말이죠-
그 바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분위기는 '호오, 생각보다 나쁘지 않군요-?' 라는 느낌이었답니다. 괜히 다른 존재들이 이런 곳에서 술을 마시는 게 아니구나- 싶기도 했고? 아무튼 어디 편한 곳에 자리잡아서 가볍게 바텐더에게 술을 주문했답니다. 정확히는- 칵테일이라고 해야 될까요? 뭐- 이것도 술이라면 술이니까!
"제가 이런 곳은 처음인데- 추천해 주시겠습니까-?"
바텐더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옆에서 무언가 익숙한 목소리가 저를 향해 들려오는 것이 느껴졌죠.
"오, 이런 곳에서 만났네? 여기 자주 오는건가?"
그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서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해보니, 꽤나 익숙한 붉은 몸이 제 앞에- 아니, 정확히는 제 옆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보였답니다. 이 분이라고 말하자면, 기억에서 잊혀질 수가 없는 분이었죠.
며칠 전이었던가, 그 때 희귀한 물건을 거래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값을 부른 물건이었는데도 흔쾌히 거래를 하자고 했으니까요. 내심 그 때부터 조금 이 분에 대한 관심이 없지 않게 존재했었는데 이 곳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니 운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마침 잘 됐다- 라는 생각도 들었고.
제가 이런 기회를 그냥 놓칠 존재는 아니니까, 이 참에 알아보고 싶은 걸 전부 다 알아야 겠습니다. 크크.
"어쩌다가 호기심에 왔습니다만-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군요?"
"술이라는 게 종종 분위기로 마시기에 참 좋거든. 그나저나-"
제 추천을 받고 바텐더가 제 앞으로 내어준 칵테일을 보며 그 붉은 몸의 존재는 꽤 흥미로운 듯 큭큭 웃으며 저를 바라보곤 제 칵테일을 향해 손을 가리키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좀 딥한 스타일이야? 그거 좀 쎈데."
"호오, 그런가요? 가끔은 분위기에 잔뜩 취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요-"
"큭큭, 재미있는 녀석이구만. 잘 됐다, 이참에 같이 이야기라도 나눌 술친구나 되어라."
"저야말로 원했던 바입니다-? 좀 심심했거든요."
고작 만나본 것이라곤 며칠 전의 거래 뿐이었지만,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마냥 어느새 가까워진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 친화력이 좋은건지, 아니면 이 분의 친화력이 좋은건지 참 헷갈릴 정도군요. 아니면- 둘 다 친화력이 좋아서 이렇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고- 정답은 '둘 다 친화력이 좋다' 로 가겠습니다!
그래서, 정답 공개는 언제 해 주시나요?
흠흠, 아무튼- 같이 술도 마시며 거래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 즐거운 이야기의 시작을 알렸죠.
"그나저나- 제가 꽤 가격을 비싸게 올렸던 것 같은데 흔쾌히 수락하신 걸 보면 보통 부자가 아니신 모양이군요?
뭐- 이미 가슴에서부터 부잣집 느낌이 잔뜩 풍기긴 하지만요-"
제 질문에 푸핫, 웃으며 마시던 술을 가볍게 마시곤 질문에 대답해주는 붉은 몸의 존재였습니다.
"그렇게 보였나? 부잣집인지는 비밀이지만- 이 붉은 몸에 자신이 넘친다는 건 확실히 말해줄 수 있겠군?"
"크크, 역시 그렇군요- 제 눈이 역시 틀리지 않았달까요."
이제 슬슬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는 시간이라서 질문을 하려고 하는데, 이런저런 질문들을 꺼내기 전에는 먼저 상대방의 허락도 적당히 받아야 예의라고 들었으니까- 일단 먼저 질문을 꺼내도 될 지 물어보았답니다.
"이런저런 궁금한 게 많은데- 물어봐도 될지요?"
"큭큭, 나에 대해서 궁금한가봐?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는데-"
"나에 대한 정보 하나당 술 한 잔이거든. 그래도 괜찮겠어?"
같이 큭큭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죠. 술은 오늘이 처음이지만, 첫날부터 이렇게 누군가에게 지는 건 싫거든요. 이런 걸 승부욕이라고 하던가요?
"제가 술은 오늘이 처음이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것 같습니까? 날이 샐 때까지 한 번 같이 마셔보자구요-?"
"그 자신감 마음에 드는데? 어디- 그럼 일단 한 잔 시작해볼까?"
그렇게 서로 질문을 하기 전에 가볍게 서로의 잔을 들어 한 잔 마시며 술의 맛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그렇게 술의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옆에 계시는 붉은 몸의 존재는 술을 마실 때마다 술의 맛에 대해 당당히 표현하며 "이 술도 나쁘지 않네. 이건 신메뉴인가?" 라고 바텐더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죠.
아무튼, 그렇게 바텐더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 그래- 질문할 게 있다고 했지?" 라며 저를 바라보는 붉은 몸의 존재. 그 때부터 아마 제 질문이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얼굴의 그건 가면입니까? 아니면 진짜 얼굴입니까?"
"이거? 보면 알다시피-"
그렇게 말하곤 장난스럽게 윙크를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붉은 눈이 깜빡- 하고 움직이는 걸 보니 아무래도 저것이 진짜 얼굴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었겠지?"
"아주 만족스러운 답변이었습니다- 크하핫. 그러면, 다음으로는..."
"무슨 일을 하시는지도 좀 궁금하거든요. 특히 그런 탐스러운 몸을 가지고 있으시니 꽤나 멋진 일을 하실 것 같은데-"
몸에 대한 칭찬 겸 질문을 꺼내자 큭큭 웃곤 자신의 팔근육을 과시하며 쓸어내리는 붉은 몸의 존재. 그렇게 근육을 과시하고 쓸어내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왠지 반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 같기도-?
근육으로 유혹하는 것 같아서 좀 끌린단 말이죠. 크크.
아무튼, 그런 질문에 답변을 해 주는 붉은 몸의 존재.
"평범한 일은 아니긴 하지. 그치만 이건 조금 나-중에 알려주고 싶은걸."
"크크, 그런가요? 술이 더 필요할려나요-"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그러고보니 이번엔 한 잔 안 마신 것 같은데? 밑장빼기 없기야-"
"어이쿠- 당신의 몸이 마치 술처럼 달콤해서 제가 술을 마셨다고 착각해버렸지 말입니다?"
"보는 눈이 있구만? 그나저나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친구 몸도 좀 괜찮은 것 같은데 말이지?"
"어우, 당신에 비하면 제 몸은 명함도 못 내밀죠."
서로 그렇게 분위기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탄탄한 근육을 가진 몸에 취하고 있으니, 이 바의 분위기가 정말 무르익어가고 있는 것이 느껴지는군요.
하지만 아직 제 질문은 끝나지 않았답니다? 다른 질문들은- 조금 시간이 지나고 이야기 해 보려구요.
그 때까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취해 잠들지 마시라구요- 크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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