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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캐

[크로셀 / 안다르타] 230222

 

 

 


 

 

최근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들은 소식이 있습니다. 그 분이 이끌고 있는 무리가 나름 새단장을 하면서 새로운 옷을 맞췄다고 하더군요. 흠,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 하는 것으론 도저히 예상할 수 없으니 오랜만에 또 한 번 찾아가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침 시간도 여유롭고 하니... 그 무리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일단은 계획으로 잡아두고 있습니다. 아마 하루를 보낸다고 하면 다들 환영해줄까요?

무리가 완성된 이후론 특정한 공간에서 단체로 머무르고 있는지라 찾아가는 건 꽤나 쉬웠습니다. 그나저나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인데, 이 무리가 의외로 모험가들이 모인 무리라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어쩐지 매번 방문할 때마다 보이는 분들이 제각각이더라니, 그런 이유라면 충분히 납득이 되는 일이죠.

아무튼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무리가 있는 곳을 방문하자, 무리의 대장인 그 분께서 아주 격렬한 환영을 해 주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게 누구야!?!? 우리의 영웅 아니신가!!!"

"새로운 옷을 맞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잠깐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런 중요한 얘기를 누가 퍼트린거지!?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하하... 저는 비밀도 어떻게든 다 찾아내는 편이라서요."

"아무튼 여기에 왔으니, 너도 그냥 못 간다!"

 

 

무리의 대장께서는 잔뜩 자신감이 들어간 모습으로 저를 바라보며 마치 명령아닌 명령을 내렸습니다.

 

 

"너도 입어라! 선택권은 없다! 그리고 같이 사진이나 찍자!"

"...네?"

 

 

아니, 뭐... 충분히 예상하긴 했던 반응입니다만 그걸 갑자기 그렇게 들이대시면 솔직히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구요... 하지만 아무튼 결론적으론 저도 원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그렇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제 모습을 보자마자 무리의 대장께서는 저를 질질 끌고 가듯 붙잡곤 어디론가 데려갔습니다. (정확히는 강제로 끌려가는 모양새이긴 하네요.)

 

 

"그, 그래도 저도 나름 명예가 있는데 이렇게 끌고 가시면 곤란합니......"

 

 

...그냥 적당히 말을 삼켰습니다. 뭔가 반항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러저러한 일이 있어서 새로운 옷을 입어보게 되었습니다. 나름... 신경써서 만든 옷이라는 게 겉으로도 보이더라구요. 늘 똑같은 옷만 입다가 이런 깔끔한 옷을 입으니 흔히 말해서 '간지 넘친다' 라고 하는 그런 느낌에 가까워지기도 했고... 옷이라는 게 참 중요하긴 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좋네요."

"'좋네요'? 감상이 그게 다냐!?"

 

제 소감 겸 감상을 들은 무리의 대장은 순간 조금 발끈한 듯 하다가도 킥킥대며 제 등을 팡팡 두드려주면서 다시 말을 꺼냈씁니다.

 

 

"역시 너다운 표현이구만~ 그리고 역시 보는 눈도 있고 말이지."

"확실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게 보이는 옷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옷을 입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감상이 조금 짧았던 건 사과드리고 싶네요."

"뭐야? 그럼 그동안 그 옷으로만 지낸거냐!? 흐음, 좋아! 너!"

 

 

저를 가리키며 다시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는 무리의 대장님.

 

 

"필요한 게 생기면 언제든 우리에게 말하라고! 너는 충분히 그런 것들을 요구할 자격이 있으니까 말이다!"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 옷을 가질 수 있다면...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못 줄 이유야 없지! 소중히 간직해준다면 나야말로 환영이니까!"

 


 

그런 한바탕 소동이 있은 이후로, 조금 늦은 밤이 되니 하늘에는 별이 많이 떠올라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곳에서 별을 보긴 힘들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은가 보네요. 한편으론 그렇게 별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문득 예전의 추억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추억들을 떠올리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눈물이 흐르기도 하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누구나 다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요?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갑자기 옆에 불쑥 나타나서는 제 모습을 보며 크게 놀라는 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얘기하지 않아도 그 무리의 대장이라는 걸 알 수 있겠죠.

 

 

"ㄴ, 너... 뭐냐!? 왜 눈에서 까만 게 흐르는 거냐!?"

"아... 이건... 별 거 아닙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눈물을 흘리게 될 때 한쪽 눈에서는 까만 눈물이 흐릅니다. 이것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만... 이참에 이 이야기를 들려 드려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일단 이 대장님을 진정시키는 게 먼저일 것 같긴 하지만요.

 

 

"아프지 마라! 절대 아프면 안 된다!!"

 

 

...라고 걱정을 해 주시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멱살까지 잡으면서 막 흔드실 필요까진 없잖아요... 그래도 이런 것도 다 대장님의 특별한 관심이겠거니 생각하며 조용히 받아들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멱살도 열심히 흔들렸고, 어느정도 눈물도 다 정리되었으니 슬슬 이야기를 꺼내보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왜 무리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지... 그럼에도 당신들을 믿고 있다던지... 옷을 입을 때 했던 이야기들을 기억하시나요?"

"기억을 못 할리가 없지! 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거라며 나도 넘겨줬잖냐~"

"하하, 그랬었죠. 그런 의미에서 제 옛날 이야기라도 잠깐 해 보려고 합니다."

"호오, 그러냐? 들려준다면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지!"

 


 

사실 저도, 오래 전 과거에는 어떤 무리에 속해서 활동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교단'이었죠. 교주님의 정해진 교리와 설교에 따라 자신의 삶을 바치는, 나름 무리라고 하면 무리라고 할 수 있는 곳이죠. 그런 곳에서 살아왔기에, 당신이 무리를 이끌어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오래 전의 기억이 떠오르곤 했었습니다.

 

 

"그래? 그럼 너도 그 교단의 대장이었냐?"

 

 

음, 대장...은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저는 교단의 일원이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교주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건 사실입니다. 교주님과 결혼도 하고... 그렇게 남들보다는 확실히 조금은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면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삶이었습니다. ...아닌가? 따지면 행동대장이나 그런 쪽에 가깝기도 했나? 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충 애매하다고 하며 넘기도록 하죠.

아무튼 그렇게 교단에서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삶도 영원히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만 같았죠.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겠지."

 

 

네, 그렇게 되었다면 지금 제가 이렇게 떠돌이 생활을 할 이유도 없을 거고... 지금 제 눈앞에 계시는 대장님을 볼 수도 없었겠죠.

 

 

"나는 이걸 좋아해야 될까?"

 

 

뭐... 아무튼 좋은 거겠죠? 그래서 다음으로는... 어쩌다가 그 교단에서 빠져나와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하실 겁니다. 결론만 미리 말씀드리자면, 제가 원해서 빠져나온 게 아니라는 것 정도겠네요.

 

교주라는 건 늘 모두를 이끌면서도, 한편으론 더 큰 힘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을수록, 그만큼 누군가를 이끌기에도 좋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섬기고 사랑했던 그 교주님은... 누군가를 이끄는 것이 단순히 교단을 넘어서서 세계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느샌가 교주님이 교단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교주님에 대한 여러가지 흉흉한 소문이 퍼지기도 했죠. 우리를 배신할 것이다, 우리를 배신하지 않고 더 강한 힘을 가지고 돌아올 것이다... 그런 식으로 대립을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배교자가 되어 분위기를 더 나쁘게 만들기도 했죠. 저는 최대한 그런 분위기를 버티며 조용히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결국 큰 사건은 터지고야 말았죠.

 

 

교주님께서 정말로 우리들을 배신하고 더 큰 힘을 가지려고 했다는 것이 드러나고... 그렇게 교단은 해체되고 모두가 다 흩어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이후로 계속해서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게 되었고... 한편으론 그 영향 때문인지 어떤 무리를 볼 때마다 그 무리에 속하진 않더라도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만난 것이... 당신이었죠.

 


 

"무리를 다시 만들어주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던 것도..."

"...당신과 당신의 무리의 일원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이 먼저 앞서나간 셈이죠."

"이야기를 들으니 모든 일들의 열쇠가 맞춰지는구만."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리던 무리의 대장은 다시 저를 보곤 어깨를 강하게 잡으면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나는 너를 더욱 도와줄 수밖에 없다!"

"...하하, 너무 많이 들어서 귀에 딱지가 눌러앉겠는걸요."

 

 

무리의 대장은 제 말에 큭큭대며 웃더니 문득 제가 했던 말이 떠오른 듯 다시 말을 꺼냈습니다. 마치 확인을 받으려는 듯한 느낌에 가깝기도 했죠.

 

 

"여전히 우리 무리에 들어올 생각은 없지?"

"일단은 그렇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당신의 바로 아래의 직위를 가지고는 싶네요."

"너는 언제나 내 왼손이다!"

"제가 모르는 사이 오른손도 벌써 만드셨습니까?"

"글쎄? 아무튼 그렇다고 칠까!"

 

 

조금은 마음이 후련해진 기분이 들어서 좋은 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성격이 좋은 대장을 만나게 되어, 내심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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