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지 않습니까-? 그간 잘 지내고 계셨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제가 이런 거 못 참는 거 그쪽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아-
아무튼, 저희가 처음 만난지도 참 오래 되긴 했죠? 처음 만나자마자 바로 반해버려서 진도를 빠르게 진행했던 게 남들의 입장에서는 참 어이없고 황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바로 마음을 빼앗길 정도로 멋진 모습이었다는 건 여전히 변함없는 사실인 것 같지 말입니다.
불을 다룰 수 있는 화끈하고 몸 좋은 메카닉. 그런 존재를 제가 어떻게 지나칠 수 있었겠습니까-? 당신은 제가 사신이라던지- 뭐 그런 이상한 직업이나 일을 가지고 있어서 호기심을 가진 것일지 아니면 제 모습이 당신의 기준에서 취향이라서 그런 것일지 뭔가 갑자기 궁금해지긴 하지만 아무튼 당신에게 있어서 제가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었기에 함께하는 것을 허락해 준 것이겠죠.
그나저나 여전히 궁금한 게 참 많은데 당시에 마저 물어보지 못했던 게 아쉽네요. 사실 당시엔 그렇게 궁금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궁금해진 것들이 생겼다고 하는 게 더 올바른 표현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뭐- 이거나 저거나 어쨌거나 눈앞에서 그때그때 원할 때마다 물어보는 시간이 없어졌다는 게 아쉬운 건 사실이니까 말이죠. 문득 당신도 저에게 궁금해진 것이 생겼을지, 내심 궁금해지기도 하는 시간입니다.
딱히 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아무튼 궁금한 건 일단 표현해보긴 해야겠죠? 제가 그런 걸 꽁꽁 숨기고 다니는 존재도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제가 궁금했던 건- 언제부터 그렇게 불을 다룰 수 있게 된 건가요? 그리고 그런 좋은 몸을 가지게 된 비결도 무엇인지 궁금하고 말이죠.
뭐, 단순하게 당신을 만들어 준 누군가가 불을 다룰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이참에 좋은 몸을 주었다고 해도 '그렇군요-' 라고 생각하며 넘길 수 있지만요. 그나저나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저다운 질문이었죠? 아마 이걸 읽고 있을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참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불을 다룰 수 있는 메카닉이라니. 심지어 본인도 너무 강하게 썼다간 부작용이 심할 수도 있는 그런 능력임에도 스스로 잘 제어하며 지금까지 지내왔다는 게 놀랍지 않을 이유가 없죠. 제 주변의 메카닉들은 그런 원소를 다루는 것보단 무기를 다루는 것에 능숙한 메카닉이었던 것도 꽤 영향이 있었고요.
그리고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으로 보이는 부분들도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통해서 불을 다루지 않고도 신체적인 부분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 것이겠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많다는 것은 관리하기엔 복잡하더라도 충분히 많을수록 좋다는 걸 입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핫.
그나저나 이렇게 편지로 제 이야기를 듣는 건 처음이죠? 늘 같이 다니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금은 서로 각자 할 일을 하느라 바빠져서 만날 일도 거의 없어지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한편으론 그 와중에 이런 편지를 보낼 루트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게 좀 놀랍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도 다 철저하게 기억하거나 아니면 어딘가에 기록을 남겨둔다는 제 확실함이 나름 보이지 않습니까!? 뭐어- 아님 말구요-
다음에도 이렇게 편지를 쓸 시간이 생길지, 그리고 당신이 이런 편지를 읽는 걸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뭐, 일단 첫 시도는 해보고 결정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작도 안 해보고 포기하는 건 좀 그렇잖아요?
아, 혹시 지금의 저는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다른 곳에서 다른 분을 만나서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신을 처음 만나서 이런저런 뜨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다른 존재를 만나서 다시 이런저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도 당신과 함께 나눈 시간들이 있어서겠죠.
여러모로 당신이 참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렇기에 이렇게 편지로 제 근황을 알려드리고 싶었던 것도 있답니다. 뭔가 근황을 알려드리려고 쓴 편지였는데, 정작 근황은 이것밖에 안 적게 되네요. 이것 말고는 그렇게 큼지막한 일이 없어서인가? 뭐- 오히려 좋다면 좋은 거겠죠!?
아무튼! 분명 처음에 이 편지를 쓸 때까지만 해도 이것저것 당신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가 많았는데, 정작 편지를 쓰기 시작하니까 어떤 걸 쓰려고 했는지 다 까먹어버렸지 뭡니까- 그렇다고 지금 안 쓰고 나중에 쓴다고 해도 그 하고 싶었던 얘기가 다시 떠오를지에 대해서도 참 의문이고-... 원래 편지라는 게 이런 걸까요? 역시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그쵸? 크크.
한편으로는 살아있는 생명체분들이 이런 편지같은 걸 직접 필기로 작성하든 전자기기를 이용해서 작성하든 그런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보내는 모습을 종종 본 적이 있었는데, '굳이 직접 만나면 되는 걸 그럴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을 하곤 했답니다. 뭐,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제 기준으로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네요! 저야 뭐 언제든 원할 때마다 가고 싶은 장소를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몸이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생명체들은 그럴 수 있는 생명체도 있고 그러지 못하는 생명체도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생명체의 모습을 구경만 하다가, 이제는 그런 모습을 따라하는 상황이 되다니- 그래도 이런 거 따라하는 재미가 꽤 있어서 마음에 들긴 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 때는 편지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편지라는 걸 쓰다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다 까먹는 것도 있고, 직접 만나서 저를 유혹했던 그 몸을 다시 구경하고 싶은 것도 있으니까요. 늘 한결같이 당신의 몸을 좋아하는 것도 참 굉장하지 않나요? 하핫!
아무튼, 늘 건강히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제가 단순히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찾아가는 게 아닌, 일을 하기 위해 당신을 찾아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군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아-
네르-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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